| 한스경제(상암)=류정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1부)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가 깊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울산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7라운드 FC서울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울산은 2연패 수렁에 빠지며 승점 34점으로 8위에 머물렀다. 반면 서울은 승점 40점으로 5위를 유지했으나 3위(승점 43) 대전 하나시티즌을 바짝 추격했다.
울산의 부진은 올 시즌 내내 이어지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흔들린 팀은 중반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실제로 울산은 리그 7경기(3무 4패)를 포함해 공식전 11경기 연속 무승에 시달리며 침체에 빠졌다. 결국 울산은 김판곤 전 감독과 결별했고, ‘소방수’로 신태용 감독을 불러들였다.
신태용 감독은 25라운드 제주 SK와 홈경기부터 지휘봉을 잡았다. 데뷔전에서 1-0 승리를 거두며 반등의 기운을 보였지만, 기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26라운드 수원FC 원정에서 2-4로 완패한 데 이어 이번 서울전에서도 2-3으로 무너졌다. 두 경기에서 무려 7실점을 내주며 조직력이 완전히 흔들린 모습이다.
특히 이번 서울전 패배는 충격이 컸다. 서울 역시 25라운드 김천 상무 원정에서 2-6으로 무너진 바 있다. 수비 붕괴가 문제였던 서울은 이번 경기에서 수비진에 변화를 주며 재정비에 나선 상태였다. 울산이 충분히 승산을 노려볼 수 있는 경기였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신태용 감독은 “수원FC전 이후 3일 휴가를 줬다. 선수들이 지쳐 있었고 잔부상도 많아 쉽지 않았다”며 “9월 A매치 기간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 내 성격상 패배 후 인상 쓰고 있는 걸 싫어한다. 선수들에게도 ‘이미 지난 경기다. 다시 시작하자. 한 경기로 모든 게 끝나는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사실 부임 직후라 우리 팀 파악이 급해 상대 팀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하지만 보니 서울 역시 힘든 상황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우리도 부상자가 많다. 1년 농사를 잘 지으려면 부상자가 없어야 한다. 잘 만들어가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영화를 통해 영감을 얻었다고 얘기했다. 그는 “‘F1 더 무비’를 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혼자 영화관에서 스트레스를 풀려고 갔다. 그런데 영화에서 전해지는 팀워크, 경쟁, 배려 등을 보며 선수들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해 같이 봤다. 선수단에 자기 역할에 충실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울산은 이날 4-1-4-1 전형으로 나섰다. 최전방 공격수 허율을 앞세우고, 2선에는 윤재석·고승범·이진현·에릭을 배치했다. 3선은 김민혁, 수비진은 조현택·김영권·서명관·루빅손으로 꾸렸으며,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서울은 4-4-2 전형으로 맞섰다. 투 톱은 조영욱과 둑스, 2선은 루카스·황도윤·이승모·안데르손이 나섰다. 수비는 김진수·야잔·박성훈·최준이 맡았고, 최철원이 골문을 지켰다.
신태용 감독의 자신감은 경기 시작 6분 만에 무너졌다. 서울 김진수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쇄도하던 최준이 발리슛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뽑아내면서 울산은 0-1로 끌려갔다.
울산도 곧장 반격했다. 전반 22분, 조현택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큰 크로스를 고승범이 트래핑 후 아웃프런트 슛으로 마무리해 1-1,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울산의 반격은 거기까지였다. 전반 30분, 김진수의 얼리 크로스를 조영욱이 감각적인 헤더로 연결하며 점수는 1-2가 됐다. 이어 전반 38분에는 안데르손이 패스를 주고받으며 울산 박스 안으로 침투해 황도윤에게 내줬고, 황도윤이 낮고 빠른 슛으로 골망을 흔들면서 점수 차는 1-3까지 벌어졌다. 이후 울산은 후반전 막판 에릭이 만회골을 넣으면서 2-3을 만들었으나, 끝내 균형을 맞추지 못하면서 경기를 마쳤다.
포항은 2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과 홈 경기에서 조르지의 멀티골을 앞세워 3-1로 완승했다. 이로써 포항은 4연승으로 3위(승점 44)로 도약했다. 안양종합운동장에서는 FC안양이 대전 하나시티즌에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안양은 3연패를 끊고 11위(승점 30)를 유지했다. 반면 대전은 4위(승점 42)로 내려앉았다.
류정호 기자 ryutilit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