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 /연합뉴스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 /연합뉴스

|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태극전사들의 거취가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팀 핵심 미드필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은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위해 이적을 저울질하고 있으며,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프턴)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크리스털 팰리스 이적이 임박했다.

이강인의 고민은 명확하다. 월드컵을 앞두고 꾸준한 출전 시간을 확보해야 하지만, PSG에서의 입지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프랑스 매체 르퀴프의 로익 탄지 기자는 20일(한국 시각) “이강인은 시즌 초반 긍정적인 흐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 그는 월드컵을 앞두고 더 많은 기회와 가시성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그의 불안이 이해된다. 시즌 전반기에 37경기를 소화하며 중용됐다. 하지만 1월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조지아)가 합류한 뒤 입지가 급격히 줄었다. 시즌 후반부 21경기에서 고작 8경기 출전에 그쳤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토너먼트에서는 리버풀전 19분이 유일한 출전이었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핵심 무대에서 이강인을 사실상 제외하며 활용 폭을 크게 좁혔다. PSG는 지난 시즌 UCL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강인은 결승전에서 운동장을 밟지 못했다.

14일(이하 한국 시각) 이탈리아 우디네의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벌어진 2025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추격골을 터뜨린 이강인. /연합뉴스
14일(이하 한국 시각) 이탈리아 우디네의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벌어진 2025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추격골을 터뜨린 이강인. /연합뉴스

최근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와 UEFA 슈퍼컵에서 교체 투입 직후 왼발 중거리슛으로 추격골을 터뜨리며 흐름을 바꿨고, 팀은 결국 승부차기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진 프랑스 리그1 개막전에서도 선발로 나서 패스 성공률 93%(57/61), 롱패스 정확도 100%(6/6), 기회 창출 3회 등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통계 매체 ‘FotMob’은 이강인에게 평점 7.6을 부여하며 합격점을 매겼다. 입지가 다시금 견고해지는 듯 보였지만, 이강인은 여전히 장기적 관점에서 출전 보장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차기 행선지로는 아스널이 꼽힌다. 현지 매체 VIPSG는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공격 전방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이강인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안드레아 베르타 신임 디렉터 역시 마요르카 시절부터 그를 주목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PSG가 최소 4000만 유로(약 650억원)를 원하며 매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임대 후 완전 영입을 선호하는 아스널과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아스널이 제안을 높이거나 PSG가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이강인의 이번 시즌 잔류 가능성도 있다.

반면 손흥민의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로스앤젤레스FC(LAFC) 이적은 잉글랜드 무대에 또 다른 연쇄 이동을 촉발했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대체자로 크리스털 팰리스의 에베레치 에제(잉글랜드)를 영입할 준비를 마치자, 크리스탈 팰리스는 즉각 에제의 대체자를 물색했다. 그 최적임자로 낙점된 인물이 황희찬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크리스털 팰리스 이적이 임박한 황희찬.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크리스털 팰리스 이적이 임박한 황희찬. /연합뉴스

황희찬은 지난 시즌 부상과 부진 속에 단 2골에 그치며 명단 제외 수모까지 겪었다.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도 “떠나는 게 낫다고 느낀다면 대화를 나누겠다”며 사실상 이적을 허용한 상태다. 크리스털 팰리스 이적이 성사될 경우 황희찬은 런던에서 새출발을 다짐하게 되며, UEFA 콘퍼런스리그 출전 기회까지 확보한다. 이미 구단 내부에서 우선 영입 대상으로 낙점된 만큼 사실상 합류가 임박했다는 분위기다.

이강인과 황희찬, 축구 대표팀의 두 공격 자원이 동시에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면서, 이들의 거취가 월드컵을 앞둔 한국 축구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강인이 PSG에서 잔류와 이적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황희찬이 런던에서 재기의 무대를 열 수 있을지가 이번 여름 이적시장의 관전 요소로 떠올랐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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