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어비스 오브 던전’, 글로벌 사전예약 중단…향후 일정 미정
올해 예정 신작 줄줄이 연기, IP 확장 목표도 내년으로 연기
어비스 오브 던전./크래프톤
어비스 오브 던전./크래프톤

|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 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신작 ‘어비스 오브 던전(Abyss of Dungeons, 이하 AOD)’이 현재 진행 중인 전 세계 사전예약을 중단한다는 소식을 19일 알렸다.

크래프톤은 공식 홈페이지와 X를 통해 미국,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인도네시아, 태국에서 진행된 소프트 출시 결과에 따라 AOD의 서비스 전략을 재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식 출시는 중단되지만 현재 소프트 출시 지역에서는 그대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AOD는 중세 다크 판타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의 게임이다. 배틀로얄의 생존 요소와 던전크롤러의 탐험 요소를 융합한 것이 특징이며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된 조작 방식을 적용해 개발 중이다. 2023년 8월 아이언메이스와 ‘다크앤다커’ IP 사용 계약을 맺고 ‘다크앤다커 모바일’로 소개됐지만 올해 초 IP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하면서 독자 브랜드로 전환한 바 있다.

다크앤다커와 결별하고 본격적인 출시 준비에 들어간 AOD는 올해 2월부터 미국과 캐나다에서 소프트 출시를 시작해 초기에 큰 관심을 받았다. 출시 첫날 애플 앱스토어 무료 RPG 부문에서 미국 2위, 캐나다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으나 이후 관심이 급격히 식으면서 순위권에서 밀려났다.

지난 6월에는 인도네시아, 태국, 브라질, 멕시코 등 4개국으로 소프트 출시 서비스를 확대했지만 이 지역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크래프톤 내부적으로 소프트 출시 기간 동안 접수된 이용자 반응이 원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크래프톤은 AOD의 향후 개발 일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개발이 중단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무엇보다 해당 장르 게임의 인기가 크게 감소한 것이 문제다. 동일 장르의 PC게임 다크앤다커의 경우 출시 초기에는 스팀 동시접속자 수 6만명을 넘는 등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일평균 4000명 이하의 동시접속자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서브노티카2’의 출시를 올해 말에서 내년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한 크래프톤은 마찬가지로 올해 정식 출시를 준비했던 AOD의 출시도 잠정 중단하면서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IP 확장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서브노티카2./스팀
서브노티카2./스팀

주력 IP인 ‘PUBG: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크래프톤이지만 단일 IP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불안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에 크래프톤은 올해 초 IP 확장 전략을 발표하고 배틀그라운드의 뒤를 이을 IP 발굴 및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IP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적극적인 외부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크래프톤은 성공 가능성 있는 IP 확보를 위해 지난해까지 1조3000억원 이상을 지출했고 올해에도 벌써 1조원 이상을 인수합병에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투자 대비 성과는 미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난 2021년 12월 약 6800억원에 인수한 ‘서브노티카’의 개발사 언노운월즈는 후속작 ‘서브노티카2’를 기한 내 완성하지 못하면서 크래프톤의 사업 전략에 타격을 줬다. 개발 기한을 지키지 못한 데 책임을 지고 사퇴한 전 경영진과의 소송전까지 예정돼 있어 크래프톤의 향후 행보를 더욱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이 외에도 크래프톤은 ‘딩컴’, ‘팰월드’ 등 글로벌 흥행작들의 IP를 적극 확보해 파생작을 개발하고 있지만 출시일은 미정인 상황이다.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신작은 지난 3월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로 출시한 ‘인조이(InZOI)’가 유일하다. 인조이는 출시 1주일 만에 100만장 판매를 돌파하며 성과를 냈지만 이후 빠르게 이용자가 빠져 지속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의 적극적인 투자와 확장 전략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지만 확보한 IP들이 원활하게 관리되지 않는 모습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올초 IP 프랜차이즈 전략을 발표했지만 지금까지의 과정만 보면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석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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