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궁 판매 비중,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등 영향
면세업계 K푸드·럭셔리 등 강화로 중국단체관광객 맞이 준비
| 한스경제=이현령 기자 | 올해 2분기 롯데면세점이 업계 유일 흑자를 기록하면서 국내 면세업계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이에 면세업계는 K푸드 및 럭셔리 브랜드 강화 등으로 하반기 돌파구를 찾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2분기 매출이 감소했으나 흑자를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영업이익 65억 원으로 흑자전환 했다. 같은 기간 매출 66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들었다.
반면 신라·신세계면세점은 매출이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라면세점은 2분기 영업손실 113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8502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1% 증가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영업손실 15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22.9% 증가한 6051억 원으로 집계됐다.
롯데면세점은 앞서 지난 1분기에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롯데면세점은 이에 대해 중국 보따리상(다이궁) 판매 비중을 맞추는 전략으로 매출은 감소했으나 수익성은 늘었다고 설명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월 면세점 업계 최초로 다이궁에게 면세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이궁은 한국에서 면세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중국 현지에서 판매하는 보따리상으로 면세점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다이궁 유치를 위한 송객수수료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일각에서는 ‘승자의 저주’로 인천국제공항 입점 여부가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한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각각 지난 4월과 5월 인천지방법원에 인천공항 임대료 조정신청을 제출했다. 제 1·2여객터미널 면세점 중 화장품·향수·주류·담배 매장 임대료를 40% 내려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오는 28일 2차 조정기일 예정됐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은 2023년 인천공항 면세점 신규 사업권 입찰 당시 인천공항공사가 제시한 최저 수용 금액 대비 160% 이상 높은 가격을 제시해 10년 운영권을 받았다. 반면 롯데면세점은 사업권 입찰에서 탈락해 2023년 7월 인천공항에서 매장을 철수했다.
신라·신세계면세점 측은 여행 트렌드가 변화해 임대료 부담이 커졌다는 입장이다. 현재 임대료 산정 방식은 전체 출국객 수에 여객 1인당 임대료를 곱한 여객 수 연동 방식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그러나 여행 트렌드가 체험 위주 관광을 선호하는 개별 여행으로 변화하면서 면세점의 매출은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 측은 조정신청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타사와의 형평성 문제는 물론, 입찰을 거쳐 계약을 진행한 만큼 중도에 임대료를 변경한다면 배임 등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다. 인천공항공사는 2차 조정도 참석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면세업계는 올해 하반기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정책이 시행으로 업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K푸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한다. 최근 김해공항점에 단독 개발한 ‘부산샌드’를 공개했다. ‘K-마켓’도 열어 한글과자, 김부각 등 10여 개의 K푸드 브랜드 상품으로 구성했다. 롯데면세점은 지역 특성에 맞는 K푸드 상품을 제공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1월~7월 롯데면세점의 식품 매출 전년 동기 대비 약 22% 증가해 관광객들의 수요가 높았다.
신라면세점은 K팝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외국인 팬덤을 겨냥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배우 박형식을 홍보 모델로 발탁했다. 아시아권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지난 4월에는 아이돌 그룹 ‘B1A4' 출신 배우 진영을 홍보 모델로 선정하기도 했다. 신라면세점은 홍보모델과 마케팅 활동은 물론 퀴즈 프로모션 등 이벤트도 진행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시내면세점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4일 국내 시내면세점 최초로 명동점에 ‘프라다 뷰티’ 매장을 오픈했다. 해당 매장에는 프라다의 전 코스메틱 라인업이 마련됐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 11층에 ‘테이스트오프신세계’를 도입해 디저트, 식품, K팝 상품 등도 구성했다. 또 ‘김해김’, ‘누크피터’ 등 K럭셔리 브랜드 팝업 매장도 새롭게 문을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정책 시행을 기점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도 “업황 회복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현령 기자 box0916@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