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에코프로비엠 깜짝 실적·포스코퓨처엠 ‘턱걸이 흑전’ 등 엇갈려
미 상무부 中 흑연 반덤핑 예비판정 공급망 재편 ‘변수’
북미 수요·ESS 확대, 향후 성패 분수령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 LG에너지솔루션 제공

|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 국내 이차전지 밸류체인이 2분기에도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배터리셀 3사를 받치는 핵심 소재사들 실적이 ‘엇박자’를 내며 재무·수익성 취약점을 노출했다. 다만 미국의 대(對)중국 흑연 반덤핑 예비판정 및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로 하반기 계약 구조를 확보하는 업체부터 회복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2분기 매출 7797억원, 영업이익 49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24% 증가, 영업이익은 467억원 개선됐다. 모회사 에코프로도 같은 기간 매출 9317억원, 영업이익 16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양극재 제품 믹스 개선과 출하 정상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포스코퓨처엠은 2분기 매출 6609억원, 영업이익 8억원으로 ‘턱걸이’ 흑자를 냈다. 양극재·음극재 동반 부진과 주요 고객사의 발주 조정 여파가 이어진 모습이다. 회사는 하반기 주문 회복과 수율 개선으로 마진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지만 단기간 큰 폭 체질 개선을 장담하긴 어려울 것이란 평가다. 

분리막 사업을 맡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2분기 연결 매출 828억원, 영업손실 538억원(영업이익률 -65.0%)을 기록해 적자가 이어졌다. 다만 SK이노베이션 IR 자료 기준(내부거래 제외)으로도 2분기 영업손실 537억원 수준으로 적자 폭 자체는 직전분기 대비 소폭 축소됐다. 수율·가동률 개선과 북미 매출 확대 속도가 손익 분기점 도달 시점을 가를 전망이다. 

배터리셀 3사 실적 또한 기업별로 상이했다. 삼성SDI는 2분기 매출 3조1794억원, 영업손실 3978억원으로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유럽 전기차 재고 조정과 ESS 비수기가 겹치며 수익성이 급감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 공시에 따르면 배터리 자회사(SK온 포함) 부문은 매출 2조1077억원, 영업손실 664억원으로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같은 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비용 절감과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효과로 매출 5조5654억원, 영업이익 4922억원으로 상대적 선방을 이어갔다. 

최근 요동치는 대외 변수는 국내 배터리업계에 ‘양날의 검’이다. 미국 상무부는 7월 17일(현지시각) 중국산 배터리용 흑연(음극재)에 대해 예비 반덤핑 관세 최고 93.5%를 판정했다. 본안 확정 전까지 관세율은 달라질 수 있지만 예비 판정만으로도 북미 내 비(非)중국 공급망에 프리미엄이 붙고 장기계약 재편을 촉발할 수 있다. 흑연을 대체·보완하는 인조흑연, 실리콘계 음극재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와 환율도 변수다. 원화 약세 국면에서 원재료 달러 결제가 많은 소재사는 매출 인식 상 플러스 효과가 발생해도 금리·환변동손실과 감가상각비 부담이 손익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하반기 미국 보조금·관세·현지화 요건을 충족해 대출기관이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장기공급 계약(LTA) 확보가 관건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수요 측면에선 두 가지 면을 살펴볼 수 있다. 첫째로 북미 ESS는 정책 인센티브에 따른 수요로 발주 파이프라인이 두터워지고 있다. 중국산 ESS 셀 및 팩에 대한 미 상무부의 반덤핑·상계 관세 예비판정(합산 최대 58.4%) 이후 한국계 공급사에 유리한 경쟁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완성차는 ‘가성비’ 전기차 확대와 함께 리튬인산철(LFP) 채택이 보편화되는 추세에서 LFP 양극재·음극재 체인 원가 경쟁력이 곧 실적 변동성과 직결될 것으로 관측된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는 단가 인하 압력과 공급망 리셋이 동시에 작용할 시기”라며 “ESS 및 중저가 전기차 중심 출하 증가와 은행 대출 가능 계약 구조를 얼마나 충실히 확보하느냐가 실적 증대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창수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