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소프트뱅크, 188억달러 적자 인텔 지원
美 반도체 패권 전략과 손정의의 AI 투자 구상 맞물려
손정의(손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좌)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연합뉴스
손정의(손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좌)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연합뉴스

|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에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를 투입한다. 경영난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던 인텔에 ‘단비’가 될 이번 투자는 손정의(손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이 추진하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인텔은 신주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소프트뱅크는 주당 23달러에 매입해 지분 2%를 확보했다. 이는 직전 종가(23.66달러)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손 회장은 "이번 전략적 투자로 인텔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선진 반도체 제조와 공급이 미국 내에서 더 발전해 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첨단기술과 혁신 분야를 선도해 온 소프트뱅크그룹과 관계를 더욱 강화하게 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소프트뱅크–인텔 협력이 ARM·암페어·스타게이트로 이어지는 손정의식 AI 생태계 구축의 핵심 퍼즐이라고 본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2016년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을 3조3000억엔에 인수했고 3월엔 미국 암페어 컴퓨팅 지분 전량(65억달러)을 취득하기로 했다. 또 오라클·오픈AI와 함께 5000억달러 규모의 AI 합작사 ‘스타게이트’ 설립도 예고한 상태다.

미국 행정부의 전략과 발맞췄다는 해석도 있다. 닛케이는 이번 출자에 대해 "인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자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소프트뱅크그룹은 미국 행정부와 보조를 맞춰 미국 첨단 반도체 생산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해설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조업 부흥과 반도체 패권 확보를 역점 과제로 삼고 인텔 경쟁력 회복 방안을 모색해왔다. 최근 블룸버그는 미 정부가 인텔 지분 10%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경영난에 허덕이던 인텔은 자금줄을 얻게 됐다. 인텔은 지난해 188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1986년 이후 첫 연간 손실을 냈다. PC·서버용 칩 시장에서는 AMD에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TSMC에 밀리며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사실상 존재감을 확보하지 못해 ‘위기의 인텔’이라는 평가가 이어져 왔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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