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국제대회에 출전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 /대한배구협회 제공
진주 국제대회에 출전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 /대한배구협회 제공

|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두 대회 합산 2승 15패다. 대한민국 여자배구가 4년째 답보 상태를 이어갔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지난 17일 막을 내린 2025 코리아인비테이셔널 진주 국제여자배구대회를 끝으로 2025년 일정을 마무리했다. 국제배구연맹(FIVB) 39위인 한국은 안방에서 세계적인 강팀들과 만나 격차를 확인했다. 개막전 세계 17위 아르헨티나 상대 1-3 패배를 시작으로 15위 프랑스에 2-3, 26위 스웨덴에 1-3, 13위 체코에 0-3으로 내리 패했다. 1.5군을 파견한 5위 일본에 유일하게 3-2로 승리했지만, 5세트에서 심판이 네 차례나 유리하게 판정했다는 '홈콜 논란'이 발생해 가치가 퇴색됐다.

1승 4패로 진주 국제대회를 마친 한국은 지난 7월 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승 11패 최하위로 강등됐던 결과를 되풀이했다. 지난해 3월 모랄레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어느덧 2년 차를 맞이했지만, 취임 기자회견에서 목표로 제시했던 세대교체와 세계랭킹 모두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2021년 김연경 세대 은퇴 이후 암흑기가 길어지고 있다.

간판선수들의 부진이 아쉬웠다. 이번 대회에서 주장 강소휘는 프랑스전 팀 내 최다인 15점을 올렸지만, 대회 기간 전체로 봤을 땐 기복을 보이며 5경기 45점에 그쳤다. 세터 김다인 또한 공격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으로 여러 차례 박사랑과 교체됐다. 그나마 약점으로 꼽혔던 아포짓 스파이커에서 문지윤이 5경기 66점으로 선전한 게 몇 안 되는 위안거리였다.

모랄레스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VNL 홈페이지 갈무리
모랄레스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VNL 홈페이지 갈무리

대표팀 일정을 마친 선수들은 소속팀으로 돌아가 9월 컵대회, 10월 V리그 개막을 준비한다. 한국은 진주 대회를 통해 4명이 고르게 출전한 미들블로커를 제외하면 전 포지션에서 선수층 부족 현상에 시달렸다. 새 시즌 V리그를 통해 국내 선수들의 전반적인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확인했다.

이와 함께 대한배구협회는 이달 말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어 지난해 3월 2+1년 계약을 체결한 모랄레스 감독의 재신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후 내년 아시아선수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등 주요 대회에서 아시아권 팀들과 만나 재도약을 노린다.

아시아선수권은 2027 세계여자배구선수권과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다. 아시안게임 또한 2018년 자카르타 대회 동메달 이후 8년 만의 포디움 입성을 노린다. 한국 배구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일정을 앞둔 만큼, 협회는 내년 코리아인비테이셔널에서 VNL에 참가하는 남녀부 두 팀씩을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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