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주행 거리 300km대 초반도 무난
보조금 적용 시 4000만원대 구매 가능
| 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괜히 '오프로더 명가'가 아니다. 지프(JEEP)는 첫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어벤저'에 브랜드의 정통 오프로더 감성을 작지만 알차게 담아내며, 전동화 SUV의 방향성을 새롭게 제시한다.
어벤저는 지난 2022년 유럽 시장 진출 후 10만대 계약을 돌파하며 성공을 거둔 주역이다. 국내는 '론지튜드'와 '알티튜드' 두 가지 트림이 마련됐다. 시승 차량은 '어벤저 알티튜드' 모델이다.
외관은 지프의 강인한 정체성을 그대로 옮겨온 모습이다. 지프 특유의 전면 디자인 핵심 요소인 '세븐 슬롯 그릴'은 전기차 특성에 맞게 다듬었다. 헤드램프는 상·하 분할형으로 탑재해 멋을 부렸는데, 위쪽은 주간주행등(DRL)과 방향지시등, 아래는 전조등 역할을 한다.
소형SUV라는 제품 특성상 젊은 층을 겨냥해 작은 재미 요소를 곳곳에 숨겨놨다. 전면 범퍼 하단 레이더 센서 커버에는 "어떤 길에서도 방향을 잃지 말라"는 의미로 나침반이 새겨져 있는데, 이 나침반 바늘은 어벤저의 디자인 탄생지인 이탈리아 토리노를 가리킨다.
이외에 ▲테일램프 속 X자 ‘제리캔(휴대용 연료통)’ 디자인 ▲앞 유리창 운전석 하단 구석에 '망원경을 보는 탐험가' ▲그 대각선 반대편 우측 상단에는 '별자리' ▲뒤 유리 하단에는 지프가 뛰노는 무대인 '험준한 산맥' 등 구석구석 숨겨진 '이스터에그(Easter Egg)'를 발견할 수 있다.
실내는 누구나 쉽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간결한 구성이다. 시인성이 좋아 가장 눈에 띄는 '10.2인치 계기판·중앙 컬러 디스플레이'에는 등고선 배경을 그려 넣어 오프로드 감성을 충만하게 한다.
통합형 유커넥트5가 적용된 인포테인먼트 기능에는 스마트폰 커넥티비티 시스템(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을 무선으로 지원해 편리하다. 톰톰(TomTom) 내비게이션이 기본 탑재됐지만, 여타 지프 모델처럼 국내 도로 환경에 맞는 티맵을 내장하는 편이 더 적합해 보인다.
어벤저에는 54kWh 용량의 리튬이온(NCM) 배터리를 기반으로 제원상 1회 충전 시 인증 주행거리는 292㎞를 달린다. 그러나 실 주행 거리는 별다른 연비 운전 기법 없이도 300km 초반까지 무난하게 가능하다.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70Nm의 전기모터가 앞바퀴 쪽에 탑재된다. 소박한 제원 수치만큼 전기차 특유의 강력한 가속과 힘을 느끼기 어렵지만, 일상에서 주행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다.
순수 전기차지만, 오프로더 명가의 구성원답게 전용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TCS)'과 '셀렉-터레인(Selec-Terrain®)' 같이 다양한 주행 환경을 주파할 수 있는 오프로드 특화 성능도 빼놓지 않았다. 주행 모드도 일반 도로 전용인 에코, 노멀, 스포츠 모드를 비롯해 샌드, 머드, 스노우 등 오프로드 주행에 필요한 기능을 빠짐없이 넣었다.
험로에서 오프로드 전용 모드로 전환해 달려보면 저속에서도 토크가 한층 더 강력해진 힘을 발휘하며, 울퉁불퉁한 지형을 거침없이 주파한다. 정통 오프로더 차량에 비해 진입각(20°)과 이탈각(32°)이 크진 않지만 꽤 높은 경사로도 큰 어려움 없이 오르내린다.
안전·편의 사양도 다양하다. ▲전방 충돌 경고 ▲긴급 제동 ▲차선 중앙 유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후방 카메라·센서 등이 기본 적용됐다. 알티튜드에는 훌륭한 시인성을 자랑하는 사각지대 모니터링과 전·측방 주차 센서가 더해진다. 다만 조수석 시트의 등받이를 수동 다이얼 방식으로 돌려 조절하는 점은 옥에 티다.
가격은 론지튜드 5290만원, 알티튜드 5640만원이다. 정부 및 지자체 전기차 보조금 등을 받으면 4000만원대에 구매 가능하다.
곽호준 기자 kh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