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물산·현대·롯데 등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신기술 확보 속도
서울 아파트 (기사와 관계없음)./한스경제DB
서울 아파트 (기사와 관계없음)./한스경제DB

|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드론,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공법 등 신기술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자체 개발보다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스타트업 협업 모델이 확산하며, 업계 전반에 ‘오픈이노베이션’이 자리잡는 분위기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들이 주택사업 비중이 높지만, 시장 경쟁 심화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 인력난 등 복합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신기술 도입 필요성이 커졌다.

롯데건설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한 협력기관 및 최종 선발된 스타트업 로고 이미지./롯데건설
롯데건설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한 협력기관 및 최종 선발된 스타트업 로고 이미지./롯데건설

이에 건설사들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스타트업과 손잡고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분위기다. 예컨대 롯데건설은 최근 유망 스타트업 7개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기술실증(PoC)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오픈이노베이션에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서울경제진흥원·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창업진흥원·한국무역협회 등이 참여했으며, 총 101개사가 지원해 기술연구원과 현업 실무진의 심사를 거쳐 최종 7곳이 뽑혔다.

선정 기업은 ▲바이브(점 지지형태 층간차음재) ▲오아이온(플라즈마 기반 살균·탈취기) ▲아이케이랩(AI 영상데이터 처리·분석) ▲에이아이노미스(비정형문서 자동 분석 AI 챗봇) ▲디하이브(로봇 자율주행·감시 통합 관제) ▲인터엑스(디지털트윈·지능형 로봇) ▲클레네어(액화 기반 제습처리) 등이다. 롯데건설은 PoC 결과에 따라 현장 확대 적용, 공동연구개발, 파일럿 적용 등 후속 협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앞서 롯데건설은 2022년부터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지속 진행해 AI 기반 설계도서 및 문서 데이터 분석 기술 활용 및 모듈화된 흙막이 띠장 등을 현장에 도입해 작업 효율성을 개선해온 바 있다.

2025 FutureScape 실증 트랙에 선발된 회사들이 참여한 킥오프데이(Kick-off Day)행사 사진./삼성물산
2025 FutureScape 실증 트랙에 선발된 회사들이 참여한 킥오프데이(Kick-off Day)행사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2025 퓨처스케이프(FutureScape)’를 통해 우수 스타트업 12곳을 선발했다. 올해 공모에는 약 280여개사가 지원했으며, 사업 실증 중심의 ‘실증 트랙’ 6개사와 장기 협업을 목표로 하는 ‘미래 트랙’ 6개사가 각각 선정됐다. 실증 트랙은 지난 6월 선발을 마치고 현재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실증 성과는 10월 데모데이에서 공유될 예정이다. 미래 트랙 역시 최근 최종 선발을 완료해 삼성물산과 협업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형시원 삼성물산 DxP사업전략팀장 상무는 “선발 스타트업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역시 지난달 '현대건설×서울 스타트업 오픈 이노베이션' 공모전을 통해 12개 스타트업을 최종 선정했다. 스마트건설기술, 미래주택, 라이프스타일, 친환경, 스마트안전 등 5개 분야에서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4개월간 기술검증(PoC)를 진행한다. 현대건설은 오는 9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5년 한국건설·안전박람회’에도 ‘오픈이노베이션 공동관’을 운영할 예정이며, 이 기간 중 ‘현대건설 오픈이노베이션 데이’를 통해 선발 스타트업을 외부에 소개하고, 그동안의 협업 성과를 공유할 계획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소기업·스타트업과의 협업은 이제 상생을 넘어 생존 전략”이라며 “일부 신기술은 내부 개발만으로 한계가 있어, 외부 파트너십이 핵심 경쟁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대기업과의 협업은 기회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ISO(국제표준화기구) 인증, 대규모 실증 환경 등은 중소기업이 스스로 마련하기 어렵다”며 “대기업과의 접점만으로도 판로 확대와 기술 고도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대형 건설사와 스타트업 간 협력이 ▲건설 안전사고 감소 ▲인력난 완화 ▲친환경 시공 확대 ▲해외 수주 경쟁력 강화 등 다방면에서 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 특히 기술 생태계 전반이 성장하면, 건설 산업의 전통적인 ‘저생산성’ 구조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AI 기술은 건설사업의 수행 효율성 제고를 목표로 지속적으로 적용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의 자체 데이터 품질 확보·정보 보안 강화에 더해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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