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5년 시공능력평가’에서 중견 건설사 순위가 크게 뒤바뀌었다. 태영건설, KCC건설, 쌍용건설 등 일부 기업이 실적 개선과 수주 확대를 바탕으로 순위 상승에 성공한 반면 중흥토건·신동아건설 등은 순위가 하락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위기 벗고 흑자 전환
시공능력평가는 국토부가 최근 1년간 실적, 재무 상태, 기술 능력, 신인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다. 공사실적평가액, 경영평가액, 기술능력평가액, 신인도평가액을 합산해 시공능력평가액을 집계한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액 2조3296억원으로 지난해 24위에서 5계단 오른 19위를 기록했다. 2023년 말 워크아웃 신청 직전까지 순위가 24위로 밀렸지만, 2년 만에 20위권 안으로 복귀했다.
순위 반등의 배경으로는 경영 정상화가 꼽힌다. 지난해 영업이익 206억원, 순이익 668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부채비율도 워크아웃 당시(2023년 12월) 1154.2%에서 올해 1분기 769.4%로 낮췄다. 공사실적평가액은 1조4000억원대에서 1조5000억원대로 늘었고 경영평가액은 -2800억원에서 0원으로 회복됐다
◆KCC건설, 정비사업 실적 확대·모듈러 사업 가속
KCC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액 2조3173억원으로 지난해 2조63억원 대비 3000억원 이상 증가하며 20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25위에서 다섯계단이나 오른 순위다. 올해 KCC건설은 차입금, 순이익 등 재무지표를 반영한 경영평가액이 크게 상승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올 1분기 원가율은 84.4%까지 떨어지면서 전년 동기 92.2%에서 7.8%p 개선됐다
수주 성과도 뚜렷했다. 지난 3월 수서 역세권 1~3블록 업무시설 신축공사(1068억원), 인사동 업무시설 신축공사(999억원) 등 업무시설 위주의 수주를 진행한 데 이어, 5월엔 2949억원 규모의 괴정8구역 재개발정비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쌍용건설, 해외·정비사업 동반 성장
쌍용건설은 23위로 3계단 상승했다. 2023년 28위를 차지해 30위권에 재진입한 이후 지난해 26위, 올해 23위로 3년 연속 순위 상승세를 이어갔다. 쌍용건설은 최근 2년 연속 흑자를 유지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했고, 올 상반기 해외수주에서도 2억9000만달러(약 3900억원)를 수주하면서 10위권을 유지했다. 특히 공사비 3200억원 규모의 두바이 국제 금융센터(DIFC) 발주 ‘이머시브 타워’ 공사(지하 3층~지상 36층, 연면적 11만4474㎡)를 단독 수주하는 등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부채비율도 감소세다. 쌍용건설의 부채비율은 2022년 말 753.0%에 달했으나 글로벌세아 인수 이후 2023년 288.2%, 지난해 194.4%까지 개선됐으며 원가율도 90%대를 유지 중이다.
서울 모아타운과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하며 도시정비 포트폴리오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최근 서울 금천구 시흥5동 922번지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같은 구역 내에서만 세 개 사업지를 확보해 연속 수주 기대감을 키웠다. 이와 함께 부산 구서1구역 재개발, 서울 천호동 225-16번지 가로주택정비사업 등도 확보하며 일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락 기업도…중흥토건·신동아 부진
반면 중흥그룹 계열사인 중흥토건은 올해 시평액이 1조836억원으로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하며 26계단 급락한 42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 초 법정관리를 신청한 신동아건설도 지난해 58위에서 올해 68위로 크게 하락했다. 유동성 악화로 신규 수주 활동이 잠정 중단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중견 건설사 간 격차가 심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시평 순위 변동은 구조 전환기에 접어든 중견 건설사의 현주소를 보여준 것”이라며 “사업별 경쟁에서 성과를 낸 기업이 순위 상승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나연 기자 nayeo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