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합병 반대 의사 접수 앞두고 주가 하락 방어 전략
HD현대건설기계와 주주정책 일관성 강조
HD현대 사옥.
HD현대 사옥.

|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 HD현대인프라코어(조영철·오승현 대표이사 사장)가 314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HD현대건설기계(최철곤 대표이사)와의 통합법인 출범을 앞두고 있는 만큼, 주가 하락 방어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6일 HD현대인프라코어는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해지한다고 공시했다. 신탁계약 기간 만료에 따라 KB증권과 체결한 계약을 지난 5일 종료했다.

회사는 이날 실물(자사주) 반환 방식으로 신탁재산을 돌려받는다. 해지 주식은 보통주 373만9794주이며, 회사 증권계좌로 입고돼 소각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달 23일 자사주 소각을 8월 6일 진행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발행 주식 수는 기존 1억9259만주에서 소각 후 1억8885만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HD현대인프라코어 지난해 694만7586주를 매입해 소각한 바 있다. 또 지난 4월 과거 두산그룹 자회사로 있던 시절 두산에너빌리티와 분할합병 과정에서 취득한 자사주 6만4835주를 소각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소각은 지난해와 다른 의미로 해석된다. 지속된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2022년~2024년 3년 연속 '별도 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30% 이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실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배당성향은 6.3% 수준에 불과했고, 부족한 배당금의 보조적 수단으로 56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실시했다.

특히 HD현대건설기계 합병을 앞두고 있는 만큼, 양사 주주정책 일관성을 강조하는 의미도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동반 자사주 취득·소각을 추진했다.

이와 함께 양사 통합법인 'HD건설기계' 출범(내년 1월)과 관련해 주가 하락 방어를 위한 선제적 대응 전략 측면도 있다. HD현대건설기계 역시 오는 13일자로 약 28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이 예정돼 있어 이 같은 해석에 힘이 실린다.

HD현대인프라코어 이달 중 주주로부터 합병반대 의사를 접수한다. 주주는 9월 임시 주총 이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500억원, HD현대건설기계는 1500억원으로 각각 매수청구 한도를 정해둔 상태다. 이를 초과하지 않으려면 일정 수준으로 주가를 끌어올려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주주 합병 반대 의사 접수를 앞두고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 클 것"이라며 "무엇보다 통합 후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시그널로 인식될 수 있어 사실상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 관계자는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환원을 확대해 왔다"며 "향후 3년간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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