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수원)=류정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로 올스타로 구성된 ‘팀 K리그’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명문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꺾었다. 무더위 속에서도 K리그 팬들과 선수들이 하나 되어 만들어낸 승리는 단순한 친선 경기를 넘어 ‘축제’라는 단어에 손색없는 밤을 완성했다.
팀 K리그는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에서 전반 36분 터진 김진규(전북 현대)의 선제골을 잘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김진규의 득점 직후 낚시와 월척 세리머니가 이어지자 경기장은 웃음으로 가득 찼다. 아울러 가득 메운 팬들은 하나같이 어깨동무를 하고 ‘오오렐레’를 열창했다. 이날만큼은 선수도 팬도 하나였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단순한 승패를 넘어 성숙한 축구 문화를 함께 만들어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수원월드컵경기장 주변은 일찍부터 축제를 즐기려는 관중들로 북적였고, 경기장 안팎에서 응원가와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인기 걸그룹 아이브가 시축과 하프타임 축하 공연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감스트는 팀 K리그의 ‘특별 코치’ 자격으로 벤치에 앉아 화이트보드 작전판을 흔드는 이벤트를 연출하며 현장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과 이를 응원하는 관중들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낸 ‘한여름 밤의 축제’는 단순한 친선 경기의 차원을 넘어 K리그만의 독창적 콘텐츠로 거듭났다.
올여름 한국 팬을 설레게 할 축구 축제는 끝나지 않았다. 세계적인 명문 FC 바르셀로나(스페인)의 방한한 까닭이다. 15년 만에 한국을 찾은 바르셀로나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하피냐, 라민 야말, 마커스 래시퍼드 등 스타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화려한 라인업으로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다. 바르셀로나는 31일 프로축구 K리그1(1부) FC서울과 경기를 치른다. 이어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한국 팬에게 친숙한 EPL 토트넘 홋스퍼가 뉴캐슬과 맞붙는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가 펼쳐진다. 4일엔 바르셀로나가 대구스타디움에서 K리그1 대구FC와 방한 마지막 일정을 소화한다.
다만 축제의 이면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도 있다. 팀 K리그와 뉴캐슬의 맞대결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은 경기 전부터 잔디 상태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폭염과 폭우, 그리고 무리한 외부 경기 일정이 겹치며 잔디 생육 환경이 악화했고, 지난 3개월간 집중된 경기 탓에 경기장 상태는 사실상 회복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팬들의 비판 여론도 거세졌다. 홈 구단 수원 삼성의 경기 일정까지 조정되면서 지역 팬들은 거센 항의에 나섰고, 잔디 상태에 따른 선수들의 부상 우려까지 제기됐다. 실제로 뉴캐슬 선수들은 무더위와 고르지 못한 잔디 탓에 자주 미끄러지거나 드리블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2019년 ‘호날두 노쇼 사건’으로 큰 상처를 입었던 국내 팬들에게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진정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유벤투스(이탈리아)는 당일 입국했으나 팬들과 약속이었던 사인회는 무산됐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경기에 출전조차 하지 않아 팬들의 분노를 샀다. 그로부터 몇 년 뒤 쿠팡플레이 시리즈는 사전 일정 공개, 팬 친화적 운영, 그리고 실제 경기를 뛰는 스타 플레이어들의 진정성 있는 태도를 바탕으로 완전히 다른 팬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류정호 기자 ryutilit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