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 KT는 30일부터 국내 최초로 ‘화자인식’과 ‘딥보이스(인공지능 변조 음성) 탐지’ 기능을 통합한 ‘인공지능(AI) 보이스피싱 탐지서비스 2.0’을 상용화한다고 29일 밝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협력한 이 서비스는 기존 문맥 기반 탐지 기술에 더해 범죄자의 실제 음성을 인식하고 AI로 변조된 음성까지 식별한다.

‘화자인식’ 기능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제공한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실제 신고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문정보를 정밀 분석해 범죄 여부를 탐지한다. 기존 금융 키워드나 문장 구조 기반 탐지 방식을 뛰어넘어 탐지 정확도를 크게 높였다. 국과수는 10개월간 데이터를 전수 조사·정제해 보이스피싱 예방 효과에 기여했다.

화자인식 기능은 개인정보위의 엄격한 규제점검 및 승인을 거쳐 국내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기술이다. 이 기능은 개인정보 보호가 엄격한 국내 통신 환경에서 쉽지 않은 과제였으나 제도적 검토와 기술적 신뢰성 확보를 통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KT는 설명했다.

AI 음성합성(TTS) 기술로 생성된 변조 음성을 판별하는 ‘딥보이스 탐지’ 기능도 제공한다. 이 기술은 지난해 5월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에 국내 공공기관 최초로 적용된 ‘AI 목소리 인증’ 서비스에서 검증됐다. 최근 지능화되는 AI 기반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에 선제 대응할 핵심 수단으로 의심 음성을 실시간 분석·판별해 고객의 안전한 통신 환경 이용을 돕는다.

KT는 지난해 10월 과기정통부로부터 정보통신기술(ICT)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사업자로 선정돼 AI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기술 발전에 박차를 가해왔다. 올해 상반기 KT의 AI 보이스피싱 탐지서비스는 약 1460만건 통화 트래픽을 분석해 91.6%의 탐지 정확도를 기록, 710억원의 피해를 예방한 것으로 추산된다. 2.0은 연간 2000억원 이상의 피해 예방과 95% 이상의 탐지 정확도 달성을 목표로 한다.

KT는 보이스피싱 탐지 정보를 금융권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과 연계해 실질적 피해 차단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5월 은행연합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탐지 데이터를 금융기관에 제공, 탐지, 계좌 모니터링, 출금 차단 등 실시간 후속 조치가 가능한 민관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이현석 KT Customer부문장은 “이번 상용화를 계기로 금융권과의 협업을 더욱 강화해 고객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awldp219@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