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SPC, 야간 생산 최소화·인력 확충..생산 시스템 전면 개선 나서
식품업계, 사업장 내 사전예방 위해 특화된 안전 시스템 구축
SPC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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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 SPC그룹이 생산직 근로자의 야간 근무를 축소하고 전면적인 생산구조 개편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 간담회 이후 개혁 방침을 내놓은 가운데, 식품업계 전반에 안전관리 강화 바람이 불고 있다.

SPC그룹은 지난 27일 계열사 대표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야간 생산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주간 근무 시간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필수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소화해 공장 가동 시간을 단축하고,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과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인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라며 “각 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 1일부터 전면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연이은 산업재해로 안전성 확보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진 데 따른 대응이다. 단순한 근무제 개선을 넘어, 안전 문화를 시스템으로 정착시키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동시에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행보이기도 하다.

SPC의 변화는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최근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은 사업장 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특화된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전사 안전보건 총괄조직인 안전경영실과 안전보건경영책임자를 중심으로 안전보건 거버넌스를 운영 중이다. △위험성 평가 △PSM(공정안전관리, Process Safety Management) 시스템 △작업중지권(Stop & Care) 제도 △식품제조업 맞춤형 안전체험관 운영 등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 제조 및 R&D 사업장, 영업사무소, 외식 매장 등 총 62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반기 1회 이상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 여부에 대한 내부 점검도 실시한다.

점검은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규정한 안전보건 확보 및 조치 의무의 이행 실태를 확인하고, 개선 사항을 도출해 필요한 보완 조치를 수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실제로 생산시설 내에는 끼임 사고를 비롯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리프트에 안전 펜스가 설치돼 있다. 또 문이 열린 상태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인터록(Interlock) 시스템도 구축돼 있다.

삼양식품은 생산공장에 국제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 45001)을 도입하고, PC와 모바일이 연동되는 스마트 안전보건관리 IT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각 사업장의 유해·위험 요인을 신속히 제거하고 선제적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각 사업장에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두고, 분기별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운영해 임직원 의견을 수렴한다. 협력사와도 안전보건협의체를 구성해 안전보건 실적과 사고 예방 활동을 공유하는 등, 안전한 일터 조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풀무원 역시 ISO 45001 인증을 기반으로 한 안전경영시스템을 도입해 전사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운영 중이다. 본사를 포함한 17개 생산·물류 사업장이 인증을 획득했으며, 매뉴얼과 지침서를 통해 체계적인 작업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현장 중심의 안전문화 정착에도 힘쓰고 있다. 매년 안전문화 진단을 실시해 경영진 피드백과 함께 개선 과제를 도출, 현장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

작업자 교육은 실습 중심으로 구성했다. 주요 사고 유형은 물론 지게차 운전, 전기작업, 중량물 취급 등 실무 밀접 내용을 다룬 영상 교육과 체험형 교육장을 운영 중이다. 특수작업 환경에 대한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월 1회 이상 정기 위험성 평가, 상시 자율점검, 본사의 연 1회 이상 종합 감사를 통해 안전 수준을 지속적으로 점검·관리하고 있다.

또 업계 내 안전사고가 잇따른 데 따라 유해·위험설비에 대한 점검 지침도 보완했으며, 고위험 사업장을 중심으로 불시 특별점검을 실시해 리스크 요인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모든 점검과 개선사항은 내부 안전보건 시스템(ESH)에 등록해 관리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경영 시스템에 통합하고 있는 흐름은 글로벌 ESG 요구에 부합한다”라며 “단기적 비용보다 중장기적 리스크를 낮추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라고 말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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