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728세대 아파트에 물놀이장과 마켓
아이들은 물장구, 어른들은 소통과 화합
칠곡 태왕 아너스 센텀 아파트  ‘워터파크’로 탈바꿈. 사진=칠곡군 제공
칠곡 태왕 아너스 센텀 아파트  ‘워터파크’로 탈바꿈. 사진=칠곡군 제공

| 한스경제=권순광 기자 | 35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 아파트 한복판이 시원한 물놀이장으로 변신했다. 아이들은 물장구를 치며 여름을 즐기고 어른들은 이웃과 함께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위치한 ‘태왕 아너스 센텀’ 아파트가 지난 26일 하루 동안 ‘워터파크’로 탈바꿈했다. 728세대 대단지 아파트 주민들이 직접 힘을 모아 길이 10미터짜리 풀장 두 개를 설치하고 입주자대표회의 주도로 여름방학 맞이 특별 이벤트를 열었다.

10×10미터 초등용 풀장과 10×8미터 유아용 풀장이 나란히 마련되었으며 안전을 위해 연령대별로 공간을 분리해 약 200여 명의 단지 내 아이들이 자유롭게 물놀이를 즐겼다. 한쪽에는 소박한 플리마켓이 함께 열려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는 동안 부모들은 장을 보며 여유를 즐겼다.

칠곡군에 따르면 이번 행사의 핵심은 안전이었다. 사전 교육을 받은 대학생 아르바이트 안전요원 3명이 현장에 투입됐고 주말임에도 관리소 전 직원이 총출동해 물놀이장을 지켰다. 아파트 주민 12명은 자원봉사자로 나서 행사를 도우며 따뜻한 분위기를 더했다.

또 아이들을 위한 슬라이딩 에어바운스도 설치됐으며 에어로 된 대형 미끄럼틀 앞에는 긴 줄이 생길 만큼 인기를 끌었고 아이들은 물 위를 미끄러지며 짜릿한 여름을 만끽했다. 아이들이 찬물에만 있다가 감기라도 걸릴까 걱정한 윤경미 이장은 직접 어묵탕을 끓여 무료로 제공해 일회용기 대신 개인 용기에만 담아주는 방식으로 환경도 고려했고 어묵을 받아든 아이들과 부모들 모두에게 “이런 배려는 참 고맙다”는 말이 오갔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최슬민(48) 씨는 “단지 안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고 부모님들도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입주민 이외의 아이들까지 함께 어울리며 지역사회 화합에도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운영돼 오후 5시까지 정리 작업이 이어졌다. 수박과 과자 등 150인분의 간식도 정성껏 준비됐으며 입주민뿐 아니라 외부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참여해 모두가 함께 여름을 즐겼다.

최 회장은 “우리 아파트 아이 아니라고 가라 할 수는 없잖아요. 오늘 하루만큼은 누구나 함께 어울리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계절 아파트 한복판에서 터진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물장구 소리가 이웃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적셨다”며 “작은 풀장 두 개가 만든 변화는 단지의 담장을 넘어 지역을 잇는 따뜻한 다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순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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