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매출 3조9346억·영업익 114억 기록
사업 다각화·수익성 강화 주력…"하반기 반등 기대"
LG이노텍 로고. /LG이노텍
LG이노텍 로고. /LG이노텍

|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LG이노텍이 올해 2분기 달러 약세와 관세 리스크로 시장의 기대를 저버렸다.

LG이노텍은 23일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1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2.5%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3조93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감소했다. 월가와 국내 증권가에서도 ‘어닝쇼크’라 부를 만한 수치다.

다만 하반기 주요 고객사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와 함께 신성장동력 사업과 함께 차량 통신·조명 등 기존에 수주했던 고부가 전장부품 사업을 바탕으로 실적 반등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구조적·외생적 복합적 악재 겹쳐

LG이노텍의 실적 부진 원인은 국내외 다양한 악재가 겹치면서다. 먼저 달러 환율 약세가 본격화되며 주력인 광학 카메라 모듈, 기판 등 달러 매출 비중이 높은 품목의 환차손이 발생했다. 환율은 5월 들어 급락했고 이로 인해 수출 사업 전반의 마진이 감소, 원화가치 상승은 곧바로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다.

미국의 대중 고관세 정책, 글로벌 무역 갈등은 대외 리스크도 불황을 키웠다. 특히 상반기에 미국의 관세 우려로 전략고객(미국 스마트폰 업체 등)들이 평소보다 빠르게 1분기에 대량 ‘풀인’(선구매) 수요를 일으켰고, 2분기 들어 해당 효과가 사라지자 계절적 비수기와 맞물려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LG이노텍은 “비우호적 환율과 대미 관세 리스크에 따른 1분기 풀인(선구매) 수요 등 대외 요인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탈(脫)전략고객 혁신 ‘절실’

LG이노텍은 오랜 기간 전략고객에 집중된 사업구조로 인해 향후에도 변동성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애플 등 소수 글로벌 고객사에 집중돼 있어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 2분기 기준으로도 애플향 매출 비중이 전체의 60% 이상에 달해 사업 위험이 집중되는 구조다. 특히 올해는 LG전자의 스마트폰, TV 등 세트 사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모듈·부품사인 LG이노텍에도 연쇄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경쟁사들의 기술개발, 중국 부품업체의 저가공세까지 겹치며 카메라 모듈 등 핵심사업 부문의 이익률은 갈수록 하락선을 걷고 있다.

◆신성장 사업 확대와 고객 다변화 전략

LG이노텍은 이러한 취약점을 극복하고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리스크 분산을 위해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전기차 확대 트렌드에 맞춰 차량 센싱 솔루션과 통신·조명·제어 모듈 등 신규 전장 사업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2030년까지 차량 센싱솔루션 사업을 2조원 규모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차량용 카메라 모듈의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1위 도약도 기획 중이다.

실적도 상승세다. 전장부품사업은 전기차 등 전방 산업의 성장세 둔화로 매출 성장이 제한적인 상황이지만, 차량 통신·조명 모듈 등 고부가 제품의 매출과 비중이 늘었다.

LG이노텍은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차량 AP 모듈 같은 반도체용 부품과 차량용 센싱·통신·조명 등 모빌리티 부품에 이어 로봇 부품에 이르기까지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꿈의 기판'으로 불리는 유리 기판 사업에도 주요 고객 다변화 및 신규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적층, 패터닝 등 핵심 기술을 확보해 새로운 고객사와 파트너십을 늘려가고 있다.

LG이노텍의 기판소재사업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416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10.4% 증가한 수치다. RF-SiP(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의 통신을 위한 전력 증폭기, 필터 등을 하나의 패키지로 결합한 통신용 반도체 부품)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기판의 안정적 공급이 매출을 견인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하반기는 주요 고객사 신모델 양산이 본격화하고, 카메라 모듈과 통신용 반도체 기판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차량 통신·조명 등 기존에 수주했던 고부가 전장 부품의 매출 실현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고예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