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인공지능(AI) 시장 공략에 총력을 다하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인텔 립부탄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24일(현지시간) 직원 메시지를 통해 "조직 간소화와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인력의 15%를 추가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인텔의 전체 직원 수는 지난해 말 9만9500명에서 올해 말 7만5000명 수준으로 22%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지난 3월 취임한 립부탄 CEO의 민첩한 인텔 구상 실현을 위한 첫 번째 대규모 조직 쇄신이다 .
인텔은 이달 초 중간관리직 50% 감축을 포함한 1차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 이어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과 정리해고를 병행할 방침이다. 립부탄 CEO는 "힘든 결정이지만, AI와 핵심 제품 포트폴리오에 집중하기 위한 필수 조치"라고 강조했다. 오는 9월부터는 사무실 복귀 정책도 시행해 업무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
재정 건전화 움직임도 가속화된다. 립부탄 CEO는 "더 이상 백지수표는 없다"며 무분별한 투자 확대 전략을 전면 수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독일·폴란드 신규 공장 건설은 취소됐고, 오하이오 주 반도체 공장 건설도 고객 수요와 정부 보조금 상황을 고려해 연기하기로 했다. 코스타리카에 위치한 조립·테스트 시설은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대규모 공장으로 통합 이전될 예정이다 .
차세대 공정 기술 전략에도 변화가 예고됐다. 18A(1.8나노) 공정 기술의 외부 제공을 중단하고 자체 제품 생산에만 집중할 방침이며, 14A(1.4나노) 공정도 외부 고객 확보에 실패할 경우 사업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전임 CEO가 추진했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확대 전략에서의 선회를 의미한다 .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구조조정의 흔적이 드러났다. 매출은 129억달러로 전년 동기(128억달러)와 비슷했으나 구조조정 비용 19억달러가 반영되며 영업손실 5억달러를 기록했다. 파운드리 부문은 매출 44억달러로 전년 대비 3% 성장했으나, 영업손실은 28억달러에서 32억달러로 확대됐다 .
업계는 인텔의 잦은 구조조정이 장기적 역량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1만5000명 감원에 이어 불과 1년 만에 세 번째 대규모 감원이기 때문이다. 반복적인 인력 조정은 '생존자 증후군'으로 인한 사기 저하와 핵심 인재 유출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
한편 인텔은 3분기 주당 24센트의 손실을 예고해 시장 예상치(18센트 손실)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전시현 기자 jsh418@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