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 방향성인 '전동화 선도' 긍정적
| 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세계에서 가장 낮은 '공기저항계수(Cd)' 0.144는 그저 숫자에 불과한 것일까?"
지난 23일 현대차그룹 남양기술연구소의 공력시험동에서 마주한 '에어로 챌린지 카'를 직접 보고 나니 이 숫자에 깃든 연구원들의 집념과 회사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 방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자동차 개발에 있어 Cd는 꽤나 민감한 숫자다. Cd(Coefficient of Drag)란 자동차가 주행할 때 받는 공기 저항을 수치화한 값으로 숫자 0~1 사이 범위에 분포한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자동차는 공기저항을 덜 받아 연비, 속도, 안정성 등에서 효율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이날 현대차·기아가 미디어에만 공개한 ‘에어로 챌린지 카’는 0.144라는 기록적인 Cd 값을 실현하며 최고 수준의 공력 성능을 입증했다. 벤츠, BMW 등 쟁쟁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선보인 초저항력 콘셉트카의 Cd가 평균 0.19~0.17인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이 같은 수치의 기록 비결은 ▲액티브 카울 커버 ▲액티브 사이드 블레이드 ▲액티브 리어 디퓨저 ▲3D 언더커버 등 공력 제어 관련 신기술 파츠들이 대거 탑재됐기 때문이다.
에어로 챌린지 카의 보닛 상단 모서리에는 가변형 리어 스포일러처럼 개폐하는 장치가 탑재돼 공기 흐름을 다스린다. 후면에 숨겨져 있는 블레이드와 디퓨저는 뒤쪽으로 전개되며 차체의 리어오버행 길이를 무려 40cm 연장시킨다. 이는 차량 측면과 바닥 길이가 확장돼 측면 와류와 후류를 억제하고 차체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남양연구소 연구원의 설명이다.
해당 기술의 양산 시기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박상현 공력개발팀 팀장은 "아직 구체적인 양산 시점은 공개할 수 없으나 추후 연구·개발 되고 있는 신차들에 하나씩 적용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가 이토록 Cd에 집착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전동화 전환의 핵심인 전기차는 Cd 수치가 0.01 감소할 때마다 6.4km의 주행거리 연장 효과를 얻을 수 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전기차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0.01이란 수치의 증감은 매우 민감한 사항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공력 성능 개발의 노력은 올 하반기에 출시될 부분변경 모델인 전기차 '아이오닉6'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양산차 중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Cd 0.206을 기록하며 복합 568km의 주행거리(롱레인지 2WD 18인치 모델 기준)를 달성했다.
실제 남양연구소의 연구·개발 과정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려는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방향성이 명확히 보인다.
지금 당장은 전기차 대중화의 걸림돌이었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으로 완전한 전동화 시기는 아직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의 주요 구매 연령층이 젊은 세대로 확산하면서 전동화 시장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1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신차 등록 대수는 총 9만356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8012대(42.7%) 증가했다.
무엇보다 전기차의 구매 연령층이 40대가 2만2532대(35.3%)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1만6130대(25.2%)로 뒤를 이었다. 20대 역시 3531대(5.5%)를 기록하며 젊은 층의 전기차 구매 확산이 눈에 띄게 보이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잠재 고객들을 감안한다면 현대차·기아의 전동화 선도를 위한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방향성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곽호준 기자 kh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