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까지 플라스틱 원재료 75% 줄여야" 주장
| 한스경제=이성철 기자 | 플라스틱 생산을 감축해야만 탄소중립 실현 및 기후위기 극복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녹색연합은 23일 자체 보고서를 통해 "생산감축없는 탈 플라스틱 로드맵은 허구"라며 "자원 재활용이나 폐기물 관리에 중점을 둔 플라스틱 오염 대응은 이미 무용함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탈플라스틱 정책의 핵심은 폐기물 관리나 재활용 단계를 뛰어넘어 플라스틱 원재료 생산 감축이 주요 목표가 돼야 하고 구체적으로 지난 2019년 대비 2040년 75% 감축을 목표로 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수치는 지구기온 1.5도 상승 이내로 억제하는 국제사회 목표 달성을 위해 제시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6차 보고서를 준거로 삼은 것이다.
앞서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는 탈 플라스틱 로드맵을 언급했지만 실상은 자원재활용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플라스틱 오염 대응 및 규제 정책이 플라스틱 전 생애주기, 특히 생산단계가 아니라 폐기 단계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결국 재활용 과정에서의 유해화학물질 배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온실가스 배출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탈플라스틱 정책은 생산 감축 목표 수립이 핵심이라는 주장이다.
플라스틱 생산감축은 플라스틱 원재료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 감축을 의미한다.
플라스틱의 약 99%는 화석연료로부터 추출되는데 플라스틱으로 인한 온실가스와 환경오염은 화석연료(원유) 채굴과 정제, 나프타 생산 등 1차 플라스틱인 폴리머 생산 이전단계에서도 발생한다.
전세계으로 플라스틱 제품 생산량은 4억톤을 육박하고 이미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1950년 이후 260배 늘었다.
폐기되는 양 또한 상당한데 만들어진 플라스틱의 50%는 매립되고 19%가 소각된다.
재활용은 9%에 불과하고 21%는 그대로 환경에 노출된다.
관리되지 않은 폐기물의 57%는 야외에서 소각되어 심각한 대기오염을 초래하고 플라스틱이 환경에 그대로 방치되며 생태계를 위협한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로 인한 사회, 환경적 비용을 연간 413조원에서 69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미 폐기나 처리의 한계를 넘어선 플라스틱 생산량은 그 생산 자체를 줄이지 않는 한 해법이 없다는 상황이다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플라스틱 강국으로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화학산업 규모 세계 5위, 플라스틱 제품 생산의 기본이 되는 에틸렌 생산능력 4위 국가로 플라스틱으로 인한 문제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세계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각국이 생산감축 명시를 비롯한 쟁점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다음 달 제네바 협상을 앞두고 있다.
각국은 1회용 플라스틱을 비롯해 포장재 등에 세금을 매기거나 생산 및 사용 금지 정책을 취하고 있으나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이제 플라스틱 오염 역시 오염자(원인자) 부담원칙에 따라 생산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녹색연합 임성희 팀장은 "플라스틱 오염종식을 위해서는 산업 전환이 필요하다"며 "플라스틱 석유화학산업의 근저를 흔드지 않는 한 정부의 탈플라스틱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성철 기자 leesc@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