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트렌드 반영 중소 가전 시장 부상
고효율·저전력·저소음 강점...사계절 활용
|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 휴가를 집에서 즐기는 이른바 ‘홈캉스’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중기 가전시장이 ‘홈캉스족’을 겨냥한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경기 불황과 치솟는 물가, 기록적인 무더위가 겹치면서 몇 년 사이 휴가 트렌드가 변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집에서 편안히 시간을 보내는 ‘홈캉스’ 비중은 2022년 20.3%에서 올해 28.5%까지 급등했다. 호캉스(호텔+바캉스)보다 홈캉스를 선호하는 비율도 10명 중 6명에 달한다. 집에서 여름휴가를 즐기는 인구가 연일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실속과 휴식, 내실을 중시하는 ‘저활동·고휴식형’ 소비 트렌드 부상이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외 레저, 해외·국내여행, 외식 등 외부 소비를 줄이고 집에 머물며 냉방 및 힐링에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에 실내 온도와 편의를 크게 좌우하는 냉방, 제습, 힐링 가전 수요가 눈에 띄게 급상승했다.
과거에는 프리미엄 가전이나 백화점 브랜드가 홈캉스 시장을 이끌었으나 최근에는 중소기업 가전업체들이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중소기업 가전업체들은 실내에서의 쾌적함과 고효율, 합리적 가격, 다기능 등 홈캉스족 눈높이에 맞춰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시장 선점에 나섰다.
‘홈캉스 가전’을 표방하는 제품들은 가전의 범주를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제품의 성능, 에너지 효율, 안전성, 디자인 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집에서 취하는 힐링’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신일전자 신제품 ‘BLDC 에어 서큘레이터 S10 SE’는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3D 입체 회전 구조를 통해 바람을 넓고 고르게 전달하는 것이 강점이다. 고효율 BLDC 모터를 적용해 발열과 소음을 줄이고 저전력 설계를 실현했다.
유아풍 기준 소비전력은 1.7W에 불과해 전기 요금 부담도 적은 편이다. 주변 온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풍속을 조절하는 에코 모드가 적용돼 보다 스마트한 사용이 가능하다. 소음도 18.5dB 수준으로 야간이나 조용한 공간에서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런 기능성 차별화 외에도 감각적 색상, 자석식 마그네틱 리모컨과 무빙 디스플레이 등이 젊은 세대의 디자인 감성을 만족시키는 점도 두드러진다.
프리미엄 생활가전 기업 쿠첸은 여름철 실내 습도관리에 최적화된 12L 용량의 ‘퓨어슬립’ 제습기를 선보였다. 무더위에도 상쾌한 실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어 여름철 수요가 많다. 자동 습도 조절 기능으로 습도를 30~80% 중 알맞게 제어해 실내 결로 및 곰팡이 번식 예방을 돕는다.
투명창으로 물통의 수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만수 감지 시에는 물비움 표시가 점등돼 제때 물통을 비울 수 있도록 알려준다. 호스를 연결하면 연속 배수 방식으로도 사용 가능해 번거롭게 물통을 비우지 않고도 계속 작동할 수 있다.
편의성도 돋보인다. 360도 회전 바퀴를 탑재해 집안 곳곳으로 제품을 쉽게 옮겨 활용할 수 있다. 저소음 설계로 취침 모드 시 제품 소음이 최소화돼 더욱 쾌적하게 사용 가능하며 차일드락·자동 성에 제거·24시간 타이머 등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인 ‘이지 컨트롤’ 설계를 채택했다.
쿠첸은 이와 함께 홈캉스 기간 즐기는 여름철 보양식, 배달음식 등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처리기도 출시했다. 쿠첸 ‘제로빈’ 음식물처리기는 쿠첸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분쇄기술을 탑재해 음식물과 닿는 면적을 높인 4개의 블레이드와 브라켓 구조로 큰 음식물부터 부피가 작은 음식물까지 절삭해 음식물 부피를 큰 폭으로 줄여준다. 3종 혼합 활성탄 필터로 강력한 탈취 성능과 함께 음식물 악취를 차단한다.
여름철 재충전이 필요한 홈캉스족에게는 안마의자가 제격이다. 코웨이 ‘비렉스 안마의자 마인’은 한층 작아진 사이즈에 ‘180도 회전형 종아리 모듈’로 필요에 따라 리클라이너 소파와 안마의자 2가지 모드로 사용 가능한 제품이다. 어깨 감지 센서가 사용자 어깨높이와 위치를 인식하고 신체와 밀착감을 높여 보다 정교한 사용자 맞춤 안마를 제공한다. 출시와 동시에 예약 판매 초기 물량이 전부 매진되기도 했다. 공간절약형 설계를 통해 1인가구, 신혼부부 등 작은 공간에서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코웨이는 스트레스 해소와 숙면 촉진 등 홈캉스족이 원하는 ‘집 속 힐링’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 전략을 전개해 2030 젊은층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중소기업 외에도 최근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도 AI 기반 스마트 가전, 홈 자동화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시장 경쟁에 가세했다. 삼성 ‘AI 홈 탑재 스크린 가전’(비스포크 냉장고, 세탁기 등)은 실내에서 모든 가전을 통합 모니터링·제어하는 기능을 제공하며 LG ‘스마트 식물 생활가전’ 등도 집콕과 힐링, 환경관리 수요 공략에 적극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캉스족을 겨냥한 중소가전 신제품들은 고효율, 저전력, 저소음은 물론 공간절약형·다기능성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이와 함께 젊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감각적 디자인과 안전·위생 중심 기능을 내세운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하는 추세”라며 “여름 시즌뿐 아니라 사계절형 활용도로 계절 가전이 아닌 연중 내내 사용할 수 있는 제품 콘셉트를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홈캉스, 집콕 트렌드가 팬데믹 상황의 반사이익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로 자리 잡은 만큼 중소 가전업체들 역시 앞으로도 시장 변화를 빠르게 읽는 혁신과 민첩한 기획, 합리적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홈캉스 라이프스타일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효 기자 sound@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