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소캠, 저전력·고성능 AI 서버 시장의 ‘게임체인저’ 등극
삼성전자, 차세대 ‘소캠2’로 선제적 시장 공략
SK하이닉스도 개발 박차…AI 메모리 주도권 경쟁 격화
마이크론 '소캠'(SOCAMM). /마이크론
마이크론 '소캠'(SOCAMM). /마이크론

|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제2의 HBM’으로 불리는 소캠(SOCAMM)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HBM이 인공지능(AI)과 그래픽 분야에서 대세 메모리로 부상한 이후 소캠이 그 뒤를 잇는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으로 부각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소캠(Small Outline Compression Attached Memory Module)은 저전력 D램(LPDDR)을 탑재한 서버용 메모리 모듈로 기존 HBM이 처리하지 못한 새로운 반도체다. 기존 서버용 메모리 모듈(RDIMM, DDR D램 기반)보다 전력 효율이 뛰어나며 특히 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에서 전력 효율과 성능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이 기술은 엔비디아가 주도적으로 표준화를 시도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경쟁적으로 개발에 뛰어들고 있으나 HBM과 달리 소캠 시장은 아직 주도권이 명확하지 않아 추후 D램 시장을 뒤흔들 중요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아직 1세대 소캠이 본격 상용화 되기 전부터 차세대 소캠2 개발에 착수했다. 이는 저전력 D램 분야의 주도권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하려는 선제 전략으로 앞으로 소캠 시장이 HBM 시장만큼 커질 것으로 대비해 삼성전자가 더 빨리 개발하려는 것이다. 앞서 HBM 시장주도권 경쟁에서 한계를 겪었던 삼성이 소캠 시장에서 만큼은 혁신과 빠른 개발을 통해 입지 반전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달 30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저전력 D램 기반 서버용 모듈인 소캠2를 개발 중“이라며 "기존 DDR 기반 서버용 모듈 'RDIMM(등록형 메모리 모듈)' 대비 'LPDDR5X' 탑재로 소비 전력을 약 50% 저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RDIMM 대비 데이터 입출력(I/O)개수 확대로 동일 용량 기준 성능 약 90% 향상돼 AI 컴퓨팅에 최적화됐다"고 덧붙였다.

삼성의 소캠에는 자사의 고성능, 초저전력 D램인 LPDDR5X가 집적된다. 이로써 기존 서버용 메모리(RDIMM) 대비 소비 전력을 절반으로 줄이고 성능은 90%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한 샘플이 엔비디아에 납품돼 품질 검증이 진행 중이다. 최근 엔비디아는 삼성을 비롯한 마이크론 등 주요 AI 고객사와 현재 품질 검증이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도 엔비디아와 협력해 AI 서버 특화 메모리인 소캠을 주요 글로벌 무대에서 공개하고 제품 상용화와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4’와 함께 소캠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으며 기존 HBM 성공 경험(발열 제어·패키징 등)을 적극 활용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주요 파트너사(인텔 등)와의 협력을 토대로 AI 및 커스텀 메모리 시장에서 소캠을 앞세운 주도권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일에는 '2025 인텔 인공지능(AI) 서밋 서울'에 참가해 AI 메모리 설루션을 대거 선보였다. SK하이닉스는 전시 부스를 통해 현존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 가운데 최대 용량인 36기가바이트(GB)를 구현한 HBM3E(5세대) 12단과 초당 2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자랑하는 HBM4(6세대) 12단을 선보였다.

이 밖에도 RDIMM, MRDIMM 등 DDR5 D램 기반의 서버용 메모리 모듈과 고집적 메모리 모듈 소캠(SOCAMM), CMM(CXL 메모리 모듈)-DDR5 등을 전시했다.

이 자리에서 정우석 SK하이닉스 소프트웨어 설루션 담당(부사장)은 "AI 컴퓨팅 시대를 맞아 주문형(커스텀) 메모리 기술의 시장 기회가 커지고 있다"며 "인텔과 SK하이닉스가 데이터센터 설루션 영역에서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소캠은 엔비디아 주도로 표준화가 추진 중이며 삼성·SK·마이크론 3사가 각기 상용화와 제품 최적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내장형으로 굳어졌던 기존 노트북·서버 메모리와 달리 탈부착형 소캠 구조는 유연한 업그레이드와 유지 보수가 용이하며 AI 및 고성능 PC 대중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 AI시대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성과 고성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지금, 글로벌 메모리 산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한국 기업들의 승부가 기대된다”며 “HBM이 GPU 전용 메모리로 대세가 된 것처럼 소캠이 CPU 중심의 서버 및 폭넓은 AI 인프라에서 새로운 ‘메모리 표준’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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