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650억 M&A 부메랑…자회사 상장폐지 위기
외형 커졌지만 수익성 악화
주력 품목 특허 소송 패소
대원제약 사옥. /대원제약 제공
대원제약 사옥. /대원제약 제공

|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 투자 실패와 특허 패소가 겹치며 대원제약(대표 백승열·백인환)이 악재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오너 3세 백인환 대표가 주도해 인수한 자회사가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고, 주력 품목의 특허 방어 실패로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지난달 말 회의를 열고 대원제약 자회사 에스디생명공학(대표 김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절차에 따른 결과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5월 에스디생명공학에 대해 개선기간 12개월을 부여했으나, 3년 연속 자기자본 50% 초과 손실 등 재무구조가 회복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오는 28일까지 에스디생명공학의 상장폐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화장품 제조 전문기업 에스디생명공학은 대원제약의 오너 3세인 백인환 대표가 지난 2023년 경영총괄사장 취임 직후 약 65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기업이다. 현재 대원제약은 에스디생명공학의 최대주주로 지분 72.9%를 보유하고 있다.

백인환 대표는 당시 회사의 사업 다각화를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M&A(인수·합병)를 단행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인수 효과는 뚜렷하지 않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3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6.5% 감소했다. 영업적자는 115억원으로 전년(-136억원) 보다 소폭 개선됐다. 당기순손실은 144억원으로 전년(60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2배 이상 확대됐다.

에스디생명공학을 비롯해 대원제약이 그동안 신사업 확장을 위해 인수했던 대원헬스케어(구 극동에치팜), 대원메디테크(구 딜라이트) 등에서 손실이 지속되면서 회사의 수익성 악화에도 영향을 끼치는 모양새다.

대원제약은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 598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3.5%의 외형성장을 이뤄냈지만, 영업이익 260억원으로 전년 보다 19.3% 줄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전년 235억원에서 약 60% 감소한 9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 1분기 역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7%, 46% 급감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아직까지 (에스디생명공학의) 상장폐지가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며 “회사의 향후 개선 계획 등을 담은 소명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회사가 상장폐지 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스디생명공학을 인수하고 나서 내부적으로 손실 규모는 많이 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초 계획보다 진행이 더딘 편이지만 전체적인 실적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원제약은 최근 주력 제품의 특허 소송 패소가 겹치며 향후 실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대원제약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펠루비(성분명 펠루비프로펜)’에 대해 경쟁사들이 제기한 특허 무효 소송에서 지난달 패소했다. 대법원이 영진약품, 휴온스, 종근당 등 제네릭 업체들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사실상 제네릭 의약품의 시장 진입이 이뤄질 전망이다.

펠루비는 지난해 기준 약 55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9.3%를 차지한 대원제약의 핵심 품목이다. 

회사는 제네릭 대응 전략으로 올해 개량신약 ‘펠루비에스정’을 출시하며 수성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아직 미지수다. 향후 제네릭 확산 속도와 약가 인하 효과가 실제 매출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따라 수익성 방어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안을 말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번 사안과 관련해 최대한 방어할 수 있는 대응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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