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전시현 기자] 스마트폰 가격이 '월급보다 비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솟으면서 수리비 부담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휴대폰 사용자 10명 중 9.7명이 '수리비가 부담된다'고 토로하며, 실제 보험 가입 패턴에서도 최대한 비용을 줄이려는 선택이 압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페이어텐션'이 이달 11일부터 16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3378명 중 97%가 '휴대폰 수리비가 부담된다'고 답했다. 이는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이 급등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새로 출시된 갤럭시 Z플립7의 경우 256GB 모델이 148만5000원, 512GB 모델은 164만3400원에 달해 최저임금 월급 201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휴대전화기 가격은 신제품 출시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2023년 1~9월 3.5%나 올랐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5년 이후 최대 폭 상승세다. 단말기 수리비도 액정 가격 인상 등 여파로 5.1%나 뛰었다. 국제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는 2025년 스마트폰 평균 가격이 287달러에서 296달러로 약 3%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치솟은 수리비 부담은 보험 가입 선택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카카오페이손해보험 휴대폰보험 가입자 중 98%가 '자기부담금 10%' 옵션을 선택했다. 이는 수리비의 90%를 보장받을 수 있는 구조로, 비용 부담을 최대한 줄이려는 사용자들의 선택이 집중된 것이다. 같은 기간 수리 보장 횟수를 3회 이상으로 설정한 가입자도 전체의 84%에 달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사용자들의 수리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해 7월 휴대폰보험 자기부담금 10%(최소 3만원) 옵션을 한시적으로 도입했다. 그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해당 옵션 도입 후 3개월(7~9월)과 직전 3개월(4~6월)을 비교한 결과 가입자 수가 278% 급증했다. 올해부터 이 옵션이 정례화되면서 상반기 가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65%라는 폭발적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런 급증세는 고가 스마트폰 시대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2년 넘게 쓰다가 새 폰으로 갈아탄다'는 패턴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비싼 폰을 오래 써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수리비 보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카카오페이손보 휴대폰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DIY(Do It Yourself) 방식이라는 점이다. 사용자가 실제 경험과 생활 패턴을 반영해 수리 보장 횟수(1~5회)와 자기부담금 비율(10~40%)을 직접 선택할 수 있어 합리적인 보험료를 산정할 수 있다. 갤럭시 Z플립7 사용자가 자기부담금 10%, 수리 보장 3회를 선택해 가입할 경우 월 보험료는 약 7400원 수준으로, 80만원까지 매번 보상받을 수 있다.
특히 통신사와 무관하게 자급제 단말기나 알뜰폰 사용자도 가입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이는 기존 통신사 중심의 보험 상품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100만원을 훌쩍 넘는 스마트폰이 일반화되면서 사용자들이 기기를 더 소중히 다루지만, 동시에 만에 하나의 고장이나 파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특히 폴더블폰처럼 복잡한 구조의 기기일수록 수리비가 더 비싸기 때문에 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애플은 통상적으로 신작 발표에 앞서 수리비를 인상해왔으며, 2022년에는 아이폰 수리비를 15% 인상한 바 있다. 치솟은 원·달러 환율과 원자재값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이 단순한 통신기기를 넘어 개인의 디지털 라이프를 담는 필수품이 되면서 고가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선호는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수리비 보장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시현 기자 jsh418@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