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LG엔솔·SK온, 완만 회복기류…삼성SDI는 2Q도 적자 확대
기술력은 있는데…“투자·재무 상황 등 신뢰 회복 관건으로”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연합뉴스 제공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연합뉴스 제공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삼성SDI가 올해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2분기 실적도 난항이 예상된다.

회사의 길어지는 부진은 LG에너지솔루션, SK온의 완만한 회복세와 대비를 이루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삼성SDI의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전략적 대응에 주목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1분기 매출 3조1768억원, 영업손실 434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9%, 전 분기(2024년 4분기) 대비 16.4% 줄었다. 또 전 분기에 이어서 적자가 지속됐다.

배터리 부문만 놓고 봐도 매출 2조9809억원, 영업손실 452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부진했다, 전기차 및 전동공구용 배터리 주요 고객 재고 조정,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계절적 비수기 등이 주 원인으로 꼽혔다.

삼성SDI가 이달 31일 2분기 경영실적 발표 기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회사의 이후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삼성SDI 성적표 ‘경고등’을 점치는 가운데 일부 낙관적인 예상도 나왔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SDI가 올해 2분기 매출액 3조1000억원, 영업손실 35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북미 스텔란티스 전기차 수요 부진 및 관세, 법안 변경 등 불확실성 지속으로 전 분기 대비 유의미한 실적 개선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며 “유의미한 실적 회복은 올해 4분기부터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 2분기 영업손실은 2855억원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며 “중대형 전지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3% 감소한 2조1000억원, 영업손실 2335억원이 예상된다.

전기차용 매출액은 유럽 고객사 재고 조정 이후 더딘 회복세 및 미국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가동률 하락 등으로 외형 감소, 영업적자 규모는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연구원은 소형전지 부문에서 매출액은 26% 증가한 9577억원, 영업손실 723억원으로 적자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원통형은 전동공구향(向) 재고 축적 및 신규 애플리케이션 확대 등으로 점진적 회복세가 기대되며 파우치는 성수기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K-배터리 3사 중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상황도 관심을 모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 매출 5조5654억원, 영업이익 4922억원의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7%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152.0% 증가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제도(AMPC) 금액 4908억원이 반영되긴 했지만 모처럼의 ‘깜짝 실적’으로 주목받았다.

또 증권사 전망에 따르면 SK온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119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지난해 동기(-458억원)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간을 넓혀 보면 최근 3개월 내 컨센서스는 1432억원 적자, 2개월 내는 1295억원 적자로 적자 예상치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SK온은 현대차그룹 미국 생산 전기차 전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현대차 메타플랜트 생산 아이오닉 시리즈, 기아 조지아 공장 EV6, EV9 등 판매가 지난 4~5월 크게 증가해 2분기 배터리 공장 가동률이 대폭 개선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완만한 회복세를 타는 가운데 삼성SDI 실적 반등이 언제쯤 이뤄질지도 시장 관심거리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2027년), LFP(2026년), 대형 원통형 배터리(2025년 하반기) 등 주력 제품 양산 계획을 잇달아 제시하며 기술력 우위를 자신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이미 주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의 합작업인(JV) 및 수주를 기반으로 양산 체제를 갖추며 시장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이달 말 실적 발표에서 구체적 수주 실적과 구조조정 계획을 선명히 제시하지 않으면 ‘안정 지향’ 기업 이미지가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SDI는 기술 기반은 갖추고 있지만 실적, 재무, 시장 신뢰 등 ‘퍼즐’ 요소를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후 기업설명회에서는 단순 수치 공개가 아닌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분수령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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