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AI와 웹브라우저 연계한 검색 광고 시장 주도권 경쟁 본격화
오픈AI, 퍼플렉시티 등 AI 기업들 자체 AI 웹브라우저 개발
퍼플렉시티 AI 생성 이미지
퍼플렉시티 AI 생성 이미지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기존의 검색 엔진을 대체할 새로운 검색 수단으로 각광받으면서 미래 검색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검색 시장 선두 주자인 구글은 구글 검색에 자체 AI 서비스 제미나이(Gemini)를 도입하고 웹브라우저 크롬과 통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 검색 이용자를 제미나이로 흡수해 검색 시장에서의 우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유튜브를 비롯한 구글의 여러 서비스를 통합한 생태계로 AI 서비스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가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윈도우 운영체제(OS) 기본 탑재 웹브라우저인 엣지에 AI 서비스 코파일럿(Copilot)을 결합해 기능을 강화했다. 상대적으로 검색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던 검색 서비스 빙(Bing)의 성능을 강화하는 한편 강점을 갖고 있는 생산성 도구들을 연동해 이용자가 MS 생태계에 더욱 종속되도록 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빅테크 기업들이 이미 활성화된 서비스를 중심으로 AI 생태계 구축 및 확장을 시도하면서 AI 스타트업들도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을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먼저 치고 나선 것은 퍼플렉시티다. 퍼플렉시티는 지난 9일 자체 개발한 AI 웹브라우저 ‘코멧(Comet)’을 출시하고 독자적인 생태계 구성을 시작했다.

코멧은 퍼플렉시티의 AI 검색 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해 이용자가 검색하면 AI가 직접 결과를 요약해 제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코멧의 핵심 기능은 내장된 AI 에이전트 '코멧 어시스턴트'로 이메일 작성, 달력 정리, 웹 탐색 등 일상적인 작업을 자동화한다. 현재는 월 200달러의 퍼플렉시티 맥스 요금제 구독자와 일부 대기자에게 우선 제공되고 있다.

퍼플렉시티가 출시한 웹브라우저 '코멧'./퍼플렉시티
퍼플렉시티가 출시한 웹브라우저 '코멧'./퍼플렉시티

오픈AI도 자체 웹브라우저 출시를 공식화했다. 당초 오픈AI는 자체 웹브라우저를 개발하는 대신 독과점 논란으로 매각 압박을 받고 있는 구글 크롬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구글이 버티는 상황에서 항소까지 이어질 경우 크롬을 인수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 오픈AI는 이미 거대 AI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더 이상 시간이 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자체 개발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알려진 정보에 따르면 오픈AI의 브라우저는 웹사이트를 일일이 클릭할 필요 없이 챗GPT와 같은 대화형 인터페이스 내에서 필요한 정보를 바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오픈AI의 브라우저에는 AI 에이전트 '오퍼레이터(Operator)'가 통합돼 사용자 대신 웹에서 예약이나 서류 작성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오픈AI는 이를 위해 지난해 구글 크롬 개발 초기 멤버였던 구글 부사장 2명을 영입했다.

AI 기업들이 웹브라우저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현재 AI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분야가 웹브라우저를 통한 AI 검색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은 AI 서비스를 이용할 때 별도의 앱을 설치하는 대신 인터넷에 접속할 때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웹브라우저를 통해 접속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MS와 구글은 이러한 이점을 적극 활용해 웹브라우저상에서 직접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I 스타트업들은 역으로 AI 서비스를 통해 검색 시장 진입을 꾀하고 있다. 오픈AI의 챗GPT 이용자는 현재 5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이 오픈AI의 웹브라우저를 메인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오픈AI는 검색 서비스 기반의 막대한 광고 수입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미 퍼플렉시티는 코멧 브라우저를 통해 사용자 데이터 기반의 개인 맞춤형 광고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생성형 AI 등장 이후 인터넷 검색은 검색어를 입력하고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방식에서 AI에 질문하고 답변을 받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AI 기업들이 자체 웹브라우저를 출시하는 이유는 향후 검색 시장에서 우위를 갖기 위한 사전 작업인 셈이다. 물론 AI 개발과 고도화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이용자 데이터를 더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국내 기업들도 AI 서비스를 웹브라우저에서 활용하도록 지원하거나 AI 검색결과를 함께 보여주는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서비스 '에이닷'을 크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에이닷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지난 4월 내놨다. PC 웹브라우저에서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를 통해 검색하면 이 검색 키워드를 에이닷이 함께 답변 해주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또 네이버가 갖고 있는 국내 유일 자체 웹브라우저 웨일에 자체 개발 AI 클로바 X를 적용해 서비스하고 있다. 하지만 웨일 자체가 국내에서만 서비스하고 있고 국내 웹브라우저 점유율도 8.5%에 불과해 AI와 연계한 독자 생태계 구축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클로바 X가 챗GPT와 제미나이 등 해외 AI 서비스와 경쟁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석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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