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주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특사단에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그룹 전 회장)과 더불어민주당의 한준호 최고위원, 김우영 의원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단은 다음 주 미국으로 출국한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1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미 특사단 단장은 박 전 회장이며, 민주당 최고위원인 한 의원, 한미의원연맹 이사인 김 의원을 대통령 특사로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특사단 성격은 특정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성격이 아니다"라면서 "대통령 취임 이후 변화된 대한민국 상황을 설명하고 국제 사회의 여러 이해를 돕기 위한 특사단"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박용만 단장이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인이었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단체의 대표를 맡았던 이력이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보더라도 경제인과의 만남이 훨씬 더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오는 8월1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양국간 관세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기업인 출신인 박 전 회장을 통해 협상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박 전 회장은 20대 대선 당시 '만문명답'(박용만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 대담을 진행하며 이 대통령과 교류한 바 있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20대 대선 당시 후보 수행실장을 하며 이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했고, 이번 21대 대선에서도 대선후보 TV토론을 기획하며 이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 김우영 의원은 이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정무조정실장을 역임했다.
당초 미국특사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김종인 전 위원장과 이언주 최고위원은 최종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17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갖고 교체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김 전 위원장은 "지금까지 대통령으로서 무난하게 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치하하고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너무 조급하게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해결하라"고 당부했다고 우 수석은 전했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미국에서 이 대통령을 '친중'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면서 그에 유념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한미 동맹과 한일 관계를 최우선으로 모든 문제를 다뤄 나가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유럽연합(EU) 대통령 특사단(단장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만나 이 대통령의 메시지가 담긴 친서를 전달했다. 이 대통령의 친서에는 한·EU 관계 강화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타 상임의장은 한·EU 정상회담을 빠른 시일 내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또 인공지능(AI) 등 첨단 과학기술 및 기후 위기 등 글로벌 현안을 포함해 주요 분야에서 양측이 실질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주진 기자 jj72@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