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사업 투자금 회수와 자산 매각 병행, ‘재무 다이어트’ 가속.
반도체 소재 자회사 편입으로 미래 성장동력 전환 본격화
SK에코플랜트 수송사옥. /SK에코플랜트 제공
SK에코플랜트 수송사옥. /SK에코플랜트 제공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재무 다이어트에도 본격 착수했다. 최근 블룸에너지 지분 매각과 13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며, 과중한 차입 부담을 줄이려는 복합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과거 환경·연료전지 등 신사업 투자에 집중했던 SK에코플랜트는 현재 반도체·하이테크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하며 재무 건전성과 수익성 회복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이날 1년물 300억원, 1.5년물 400억원, 2년물 600억원 등 총 1300억원 규모로,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금리 밴드는 민간채권평가사 금리 대비 –30bp~+150bp로 제시했다. 앞서 지난 2월에도 1500억원 발행 당시 988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어, 이번 역시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가 기대된다.

동시에 SK에코플랜트는 최근 미국 블룸에너지 보통주 1000만주를 주당 27.6달러에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총 2억7600만달러(약 3800억원) 규모로, 2021년 1차 투자분의 보호예수 종료에 따라 투자금 회수 차원에서 이뤄졌다. 회사는 블룸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는 유지하며, 향후 연료전지 프로젝트 협업도 지속할 방침이다.

◆건설 넘어서 하이테크·반도체로…사업 다각화 가속화

SK에코플랜트는 기존 건설 기반 위에 환경, 에너지, 하이테크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왔다. 특히 반도체 공사 수주와 함께 반도체 소재 자회사 편입을 본격화하며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SK에어플러스와 에센코어를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했고, 올해 말까지 SK트리켐 등 4개 소재 계열사도 추가로 품을 예정이다.

이들 자회사는 안정적인 매출과 높은 수익성을 기록 중이다. 2024년 기준 4개 사의 합산 매출은 3523억원, 영업이익은 930억원에 달해, 중장기적으로 그룹 내 하이테크 시공 수요 대응과 수익 기반 확대가 동시에 기대된다.

◆과중한 재무 부담…순차입금 5.5조, PF보증 1.6조원

반면 대규모 투자와 사업다각화 과정에서 누적된 재무 부담은 SK에코플랜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3월 말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약 5조5000억원에 달하며, 별도 기준으로도 4조3000억원에 이른다. 연료전지 사업 관련 재고자산 부담과 더불어 계열 공사 및 건축 프로젝트에 대한 매출채권이 누적된 결과다.

또 대구 본리동 개발사업, 김포 지역 2개 물류센터 현장 등에 대한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보충 약정을 체결하면서 보증 금액이 1조6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돼, 재무 안정성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PF 보증 확대는 대규모 자금 유출 위험을 내포해 재무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매출채권, 재고자산을 비롯한 운전자금 부담과 SK에어플러스, SK오션플랜트 등 일부 자회사의 증설 투자 수요에도 신규 자회사 편입, 반도체 등 계열 공사 수요 확대를 바탕으로 연결 기준 현금창출력을 개선하는 한편, 지속적인 비핵심 자산 매각, 자본확충 등을 통해 차입 부담을 점차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블룸에너지 지분 매각을 시작으로, 리뉴어스·리뉴원·SK오션플랜트 등 환경·에너지 부문의 부진 자산 매각도 검토 중이다. 핵심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반도체 중심 고수익 구조로의 전환을 꾀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와 동시에 회사채 발행 등 외부 조달을 병행해 유동성 위기를 방지하면서도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복합 전략을 추진 중이다. SK에코플랜트가 다각화된 매출 구조와 신사업 성과를 통해 재무 구조 개선과 사업 체질 전환을 동시에 이뤄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나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