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 /연합뉴스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 /연합뉴스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국내외 체육계에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오랫동안 견고했던 유리천장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대한체육회는 앞서 15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창립 105주년(13일)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커스티 코번트리(42)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등장이었다. 짐바브웨 수영 선수 출신인 코번트리는 여성, 아프리카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IOC 수장에 올라 체육계 변화를 이끌고 있다.

코번트리 위원장은 온라인 화상 연결을 통해 한국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27)과 여성 스포츠 리더에 대해 질의응답을 나눴다. 코번트리는 "최민정의 경기를 본 적 있다"고 반색한 뒤 "연맹, 코치 등 여러 분야에서 좀 더 많은 여성들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성비가 50대50이었는데,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여성 리더들이 나올 수 있게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행사엔 국내 체육계 굵직한 직함을 맡고 있는 두 여성 체육인들도 참석해 주목받았다. 김나미(54)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이수경(42)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이 그 주인공들이다. 김나미 사무총장은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출신으로 국제바이애슬론연맹 부회장 등을 지냈고, 피겨스케이팅 선수 출신인 이수경 회장은 최근 동계올림픽종목협의체장도 맡게 됐다. 모두 스포츠 행정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이다.

대한체육회는 유승민(43) 회장 체제에서 성평등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월 단행했던 부장급 이상 인사에선 김보영 신임 기획조정본부장 포함 여성 13명을 간부로 발탁하기도 했다. 그 외 이진숙(57) 한국여성스포츠회장, 박지영(55)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 장미란(42)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등이 국내 체육계 리더로 자리매김해 여풍을 일으키고 있다. 코번트리 위원장은 "여성들이 다음 세대를 위해 영감을 줄 수 있는 스포츠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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