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투자 실패에도 하반기 가장 유망한 게임주 평가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크래프톤이 IP 다각화를 통한 외연 확장을 위해 지난 5년간 약 2조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크래프톤은 외부 개발사 투자 및 인수, IP 라이선스 확보 등으로 지난해까지 약 1조3000억원을 사용하고 올해에도 냅튠 인수에 1650억원, ADK 인수에 7100억원을 추가로 지출했다.
이러한 적극적인 투자는 크래프톤이 올해 초 발표한 프랜차이즈 IP 육성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대부분의 수익이 ‘배틀그라운드’ 단일 IP에서 나온다는 것이 장기적인 불안 요소로 지적받았다. 이에 크래프톤은 적극적인 외부 투자와 내부 개발 스튜디오 육성으로 새로운 IP 발굴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물이 올해 상반기 ‘인조이(inZOI)’와 하반기 출시 예정이었던 ‘어비스 오브 던전(구 다크앤다커 모바일)’, ‘서브노티카2’였다. 지난 3월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로 출시한 인조이는 1주일 만에 100만장 이상을 판매하며 소기의 성과를 냈지만 싱글 플레이 게임의 한계상 지속적인 흥행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지난해 출시 예정이었다가 올해로 연기된 어비스 오브 던전은 화제성이 높은 ‘다크앤다커’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인지도를 높였지만 지난 2월 다크앤다커 개발사인 아이언메이스와 IP 사용 계약을 해지하고 제목을 변경했다. 아직 정확한 출시일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제목 변경 후 관심도가 확연히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크래프톤의 올해 하반기는 서브노티카2에 대한 기대가 컸다. 전작인 ‘서브노티카’는 누적 판매량 1800만장을 돌파한 글로벌 흥행작으로 서브노티카2는 크래프톤의 새로운 대표 IP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내부 사정에 따르면 서브노티카2의 개발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해 올해 출시를 포기하고 내년으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서브노티카의 개발사 언노운 월즈는 2021년 12월 크래프톤에 인수됐다. 인수 비용은 5억달러에 서브노티카2 완성에 따른 성과급 2만5000달러를 제공하는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2만5000달러의 성과급 중 90%는 찰리 클리브랜드를 포함한 전 경영진 3명의 몫이었다고 하는데 이들이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서 경영진 교체와 함께 성과금도 없던 일이 돼버렸다.
크래프톤이 언노운 월즈를 인수할 때 사용한 비용과 그동안 언노운 월즈를 운영하면서 발생한 비용까지 고려하면 ‘서브노티카2’가 내년에 출시해 흥행에 성공하더라도 투자 비용을 모두 회수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전 CEO인 찰리가 크래프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라 추가적인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
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인도 시장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지난해까지 인도 현지 기업 여섯 곳에 총 2900억원 가량을 투자했지만 한 곳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를 인수하고 ‘데드 스페이스’의 정신적인 후속작을 표방한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출시했지만 이 역시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의 인수 비용을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수 후 칼리스토 프로토콜 출시까지 크래프톤이 지불한 금액만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러한 투자 실패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크래프톤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평가를 보내고 있다. 수년간 수천억원의 투자 손실을 보고 있지만 현재 크래프톤의 영업이익은 이러한 손실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결과물을 보여줄 것이라는 예측이다.
대신증권은 “서브노티카2의 개발은 경영진 교체와 무관하게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돼 출시일은 소폭 지연된 정도로 판단한다. 결과적으로 하반기에는 신작 모멘텀보다는 실적 개선이 주가에 주요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여전히 게임 분야에서 최선호주라는 의견을 보였다.
크래프톤은 향후 5년간 1조5000억원의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며 배틀그라운드 IP에 대한 종속을 점차 줄이겠다는 구상을 지속하고 있다.
석주원 기자 stone@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