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정현 기자] KT가 향후 5년간 정보보호 분야에서 1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태 등으로 통신사의 보안 역량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KT가 ‘예방 중심’ 보안 체계로 고객 신뢰 제고에 나선 것이다.
KT는 15일 ‘고객 안전·안심 브리핑’을 열고 ▲인공지능(AI) 모니터링 체계 강화 ▲글로벌 협업 및 보안 진단 컨설팅 확대 ▲제로트러스트 체계 완성 ▲보안전담인력 확충 등 4대 정보보호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현재 KT는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정보보호에 연간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KT는 자체 보안 프레임워크인 ‘K-Security Framework’를 통해 고객 개인정보 보호 전 과정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다. 이 프레임워크는 침투 테스트 기반의 ‘K-Offense’와 기술·관리 통합 대응체계인 ‘K-Defense’로 구성된다. 단순 방어를 넘어 위협을 예측하고 차단하는 ‘선제적 보안’ 구현이 목표다. 정기 모의해킹, 외부 위협요소에 대한 3자 점검도 정례화한다.
정보보호를 위해 전사적 기술역량과 관제 인프라도 동원한다. 글로벌 보안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AI 기반 미래 보안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전문가와 대응체계를 만든다. KT만의 전국 365일 24시간 통합 네트워크 관제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내 최초로 IT와 네트워크 통합 사이버보안센터를 구축해 운영한다.
정보보호투자 뿐 아니라 차별화된 서비스 통해 피해를 예방한다. 하반기에는 딥보이스 탐지 기능을 추가한 ‘AI 보이스피싱 탐지 2.0’을 통신사 처음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협력해 2만5000여건의 보이스피싱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통화 중 위험 문맥을 실시간 분석·경고하는 서비스다. KT에 따르면 이 기술은 올해 상반기 약 710억원 규모의 피해를 사전 차단했다.
문자 기반 스팸 대응도 진화한다. KT는 통신사 중 유일하게 실시간 AI 키워드 등록 시스템을 운영하며 AI 등록 키워드는 전체의 5.5%에 불과하지만 전체 스팸 차단의 45.9%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효율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는 투자 유도형, SNS 대화 유도형 등 변종 스팸을 탐지하는 필터링 구조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기업 보안 서비스도 강화된다. ‘클린존’은 KT의 보안 위협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디도스 공격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서비스다. KT는 해외 유입 트래픽에 대해 경쟁사 대비 2배 이상의 디도스 방어 용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연내 클린존 용량을 2배로 확대하고 모니터링 대시보드도 8월 중 제공할 예정이다. AI 기반의 디도스 선제 대응 시스템도 연내 도입된다.
이밖에 ‘AI 메일보안’ 서비스는 메일 본문과 첨부파일 등을 분석해 피싱·랜섬웨어·APT 공격을 차단한다. 9월에는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자동 요약 리포트 기능도 추가된다.
이현석 KT Customer부문장은 “지금 이 정도면 괜찮다는 안일한 생각으로는 더 이상 고객 신뢰를 지킬 수 없다”며 “기존 대응 방식에서 벗어나 선제적 보안의 새로운 기준을 KT가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정현 기자 awldp219@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