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신희재 기자] 프로야구 KT 위즈 신예 안현민(22)은 지난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서 끝난 2025 신한 SOL 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가장 화제가 된 선수였다. 역대 최다인 올스타 16회 출전에 나선 LG 트윈스 김현수를 비롯해 SSG 랜더스 최정,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 등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들이 그의 이름을 거론했다.
안현민은 올스타전에서 극과 극을 오갔다. 11일 열린 홈런 더비에선 강력한 우승 후보란 예상과 달리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12일 본 경기는 드림 올스타 6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 팀의 6-8 패배에도 우수 타자상을 받았다. '라이징 스타' 안현민의 부담과 진가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다.
안현민은 전반기 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이었다. 60경기에서 타율 0.356(216타수 77안타) 16홈런 5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13, 개막 한 달이 지난 5월부터 본격적으로 뛰고도 팀 내 홈런·타점 1위다. 홈런 평균 비거리가 무려 130m로 쳤다 하면 초대형 홈런이었다.
단순히 힘만 센 게 아니다. 규정 타석(273타석)에 17타석이 부족한 안현민은 현재 타율과 출루율(0.465), 장타율(0.648)을 유지하면 3개 부문 모두 1위로 올라선다. 김현수는 "안현민이 힘만 좋다고 생각했는데 컨택도 있다"며 "정확하게 맞히니까 좋은 힘이 더 발휘된다"고 칭찬했다.
신인왕을 넘어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떠오른 안현민은 지난해 리그를 평정했던 KIA 타이거즈 김도영(22)과 비교될 만큼 성장했다. 김도영은 2024시즌 141경기에서 타율 0.347(544타수 189안타)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OPS 1.067을 기록했다.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홈런-30도루, 한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 등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올 시즌 출발이 늦었던 안현민은 '누적 스탯'에선 열세지만, '비율 스탯'에선 지난 시즌 김도영을 웃돈다. 2003년생으로 드래프트 동기인 둘은 힘, 정교함, 스피드를 모두 갖춘 '호타준족' 유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김도영이 크지 않은 체구(183cm/85kg)에도 뛰어난 운동능력과 빠른 발을 장기로 내세운다면, 취사병으로 현역 복무를 마친 안현민(183cm/100kg)은 이 기간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진해 파워를 극대화했다.
안현민은 김도영이 올 시즌 두 차례 햄스트링 부상으로 주춤하면서 리그 최고 타자로 올라설 기회를 잡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안현민을 향해 '터미네이터'라 칭찬하고, 팀 동료 박영현은 "연습 땐 잠실구장 외야석 상단도 맞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안현민과 김도영, 두 우타자의 등장으로 한국 야구는 한동안 끊겼던 국제용 거포 명맥을 이을 후계자를 찾았다. 대표팀은 류지현 감독 체제에서 내년 3월 열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한다. 안현민은 올스타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11월 한일전과 내년 WBC 출전에 대한 의욕을 보이며 후반기 선전을 다짐했다.
신희재 기자 gale0324@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