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현 제과글로벌마케팅 전략담당 대리 인터뷰
"신제품 기획부터 출시까지 3개월..말차 트렌드 이미 포착"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롯데웰푸드가 선보인 ‘월드콘 말차’, ‘티코 말차’, ‘설레임 말차’는 단순한 신제품을 넘어, 트렌드를 선점한 전략적 결과물이다. 식품업계 전반에 확산된 ‘말차 열풍’을 발 빠르게 포착해, 국민 아이스크림 브랜드에 정교하게 접목한 것이 주효했다. 브랜드 특성과 Z세대 취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출시 초기부터 흥행에 성공해 2주만에 판매량 130만개를 돌파했다. 이들 말차 3종은 단순한 플레이버 확장이 아닌, 소비자 감각을 읽는 속도전의 산물이다.
한스경제는 지난 10일 롯데웰푸드 본사 사옥에서 이미연 아이스브랜드마케팅팀 책임과 신동현 제과글로벌마케팅전략담당 대리를 만나 제품 기획과 개발, 타 부서 협업 과정까지 상세히 들어봤다.
Q. 말차맛 아이스크림을 3종으로 기획하게 된 계기는.
A. 작년 하반기부터 소셜 데이터에서 말차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바닐라, 초코, 딸기처럼 익숙한 맛들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말차가 F&B 플레이버 순위에서 급부상하고 있었다. 올해 초에도 말차 관련 언급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는데, 이는 웰니스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었다. 실제로 2월 말 출시된 ‘제로 말차크림’ 같은 제품들이 주목받으면서, 트렌드를 확신하게 됐다. 무엇보다 2030 세대에서 반응이 좋아 ‘월드콘’, ‘설레임’, ‘티코’ 같은 국민 아이스크림 브랜드에 말차를 접목하면 시너지가 클 것이라 판단했다. (이미연 책임)
Q. 타사 말차 제품과 비교해 어떤 차별점이 있나.
A. ‘말차’라는 단일 콘셉트를 세 가지 브랜드 특성에 맞춰 각각 다르게 풀어낸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설레임은 부드럽고 시원한 질감, 티코는 얇고 바삭한 코팅의 매력, 월드콘은 초코시럽과 땅콩 조합으로 풍부한 식감을 준다. 모두 익숙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말차가 이런 맛에도 어울리네?”라는 재발견을 유도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다시 손이 가는 브랜드가 됐다는 피드백도 많았다. (이미연 책임)
Q. 신제품 기획부터 출시까지 어느 정도 기간이 소요됐나.
A. 약 3개월 정도 걸렸다. 일반적으로는 제품 개발에 시간이 더 걸리지만, 연구소에서도 말차 트렌드를 이미 포착하고 있었기 때문에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성수기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일정과도 맞아떨어졌다. 물론 대충 만든 건 아니다. 롯데 나뚜루처럼 녹차 전문 제품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산지별 원료를 면밀히 분석했고,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쌉싸름하지만 끝맛이 쓰지 않은, 색감까지도 안정적인 맛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이미연 책임)
Q. 말차 시리즈의 성공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 단순 판매량 외에 KPI나 브랜드 측면에서 측정하는 지표가 있나.
A. 단순 판매량 외에도 소셜상 언급량을 주요 지표로 보고 있다. 말차 제품이 입소문을 타면서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리뷰가 이어졌고, 어제 기준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브랜드 언급량이 33% 증가했다. (이미연 책임)
A. 말차가 트렌드라는 걸 체감한 건 셀럽들도 이를 자주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소셜 트래킹을 할 때마다 말차 키워드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두바이 초콜릿’처럼, 초록색 제품군의 인기가 이어지는 흐름이다. (신동현 대리)
Q. 소비자 니즈는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A. 마케팅 전략팀에서는 매주 소셜 데이터를 분석한다. 인스타그램, 블로그, X(구 트위터) 등에서 급상승 키워드를 체크하고, 글로벌 트렌드 플랫폼도 정기 구독 중이다. 연구소와도 트렌드를 상호 공유하며 ‘넥스트 말차’를 탐색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트렌드 레이더’라는 로직을 통해 산업과 연관된 급상승 키워드를 선제적으로 포착하고, 이를 제품화에 반영하고 있다. (신동현 대리)
Q. 세 브랜드에 동시에 말차 콘셉트를 적용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A. 오히려 맛과 디자인 개발은 수월하게 진행됐다. 다만 빙과 성수기라 생산일정을 조율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초도 물량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부서 간 협업이 필요했지만, 말차 콘셉트 자체에는 연구소부터 생산까지 전 부서의 공감대가 있어 무리 없이 진행됐다. (이미연 책임)
Q. 제품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A. 카페인에 예민한 편인데, 개발 과정에서 하루에 말차 아이스크림을 5~6개씩 시식하다 보니 밤에 잠을 못 잔 적이 있다. 커피도 한두 모금밖에 못 마시는데 말차도 저에겐 꽤 강하게 느껴졌다. 그만큼 많은 시식과 테스트를 반복하며 완성도를 높이려 노력했다. (이미연 책임)
Q. 시즌 한정 제품으로 알려졌는데, 장기적으로도 고려 중인가.
A. 시즌 한정이라고 명확히 선을 그은 건 아니다. 패키지에 계절감을 표현하다 보니 그렇게 받아들여졌을 수 있다. 소비자 반응이 계속 좋다면 충분히 장기 제품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실제로 “단종시키지 말아 달라”는 리뷰도 많다. 말차는 다양한 베이스와 조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확장성도 크다고 본다. (이미연 책임)
Q. 향후 전략이나 해외 시장 확장 계획이 있다면.
A. 상반기에 준비한 제품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말차 시리즈는 시작일 뿐이고, 향후 전략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말차는 웰니스 트렌드와 맞물려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티코 말차’는 중국 수출도 진행 중이다. (이미연 책임)
Q. 앞으로 적용해보고 싶은 재료가 있다면.
A. 보편성은 낮을 수 있지만, 플로럴이나 허브 계열도 가능성이 있다. 일본에선 라벤더 아이스크림이 유행하고 있고, 해외에서는 칠리와 시트러스를 조합한 ‘핫칠리유자’ 같은 트렌디한 플레이버도 뜨고 있다. 국내 시장엔 시기상조일 수 있으나, 시각적으로도 표현 가능한 컬러풀한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 (신동현 대리)
양지원 기자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