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부터 2년간 연 12척씩 HD현대에 발주
4천TEU급 이하 운용...대형선 확보로 ‘전환점’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최근 8348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한 컨테이너선 4척은 국내 중견 해운사 장금상선이 선대 확장을 추진하며 발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트레이드윈즈·스플래시 247 등 외신에 따르면 HD현대는 장금상선과 1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4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척당 선가는 1억5280만달러(약 2087억원) 선이며 총 6억1100만달러(약 8348억원) 규모다.
이번에 HD현대가 수주한 1만3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에는 최근 강화되고 있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 충족을 위해 선박 배기가스 탈황설비인 스크러버(Scrubber)가 탑재된다.
울산 HD현대중공업이 2척을, 전남 영암에 위치한 HD현대삼호가 나머지 2척을 건조해 2028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지난 8일 공시에서 HD한국조선해양은 계약 상대가 오세아니아 소재 선사라는 것 외에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 관계자, 외신 등을 종합해 보면 국내 선사인 장금상선이 선박을 발주했다.
장금상선은 유럽 선사인 조디악마리타임(Zodiac Maritime)과 공동으로 HD현대에 1만30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확정 발주 4척, 동형선 2척에 대한 옵션을 포함하는 (4+2) 계약을 추진해 왔다.
장금상선은 HD현대 조선 계열사에 컨테이너선을 발주해 오며 선대를 확충하고 있다.
장금상선은 2022년에 HD현대중공업에 8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발주한 바 있다. 지난해 HD현대중공업으로부터 6척의 시리즈선(8000TEU급) 중 동형선 4척을 인도받은 장금상선은 이들 선박을 신항로에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1월에도 HD현대중공업에 2800TEU급 4척, 2월에는 1000TEU급 피더 컨테이너선 2척의 신조를 맡기면서 그해에만 총 12척을 발주했다. 앞서 2021년에는 HD현대미포에 1900TEU급 피더 컨테이너선 12척을 발주한 바 있다.
이번에 발주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은 장금상선이 보유한 선대에서 가장 큰 선형이다.
업계에서는 HD현대와의 이번 계약을 장금상선 선대 운용 전략의 일대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정기선(컨테이너 운송) 사업 부문에 1000~4000TEU급 중소형 컨테이너선을 투입·운항해 온 장금상선이 창립 이후 처음으로 1만TEU급 이상의 대형 선박을 4척이나 신조 발주했기 때문이다.
장금상선은 한국과 중국의 공식 수교 3년 전인 1989년 최초로 한·중 컨테이너 정기선을 취항시켰다. 1998년 울산, 광양항을 기항하는 한·중 직기항 서비스를 제공해 국내 주요 화학기업 수출입 화물의 물류비를 절감하고 운송 시간을 단축시켰다.
2001년에는 컨테이너 운송 서비스의 불모지인 평택항-중국 노선에 처음으로 상하이, 칭다오, 톈진, 다롄항을 잇는 정기선 서비스를 개설함으로써 서해안 시대의 물류 혁신을 선도한 바 있다.
장금상선은 자사선 72척과 용선 3척 등 75척의 컨테이너 선대(선복량 14만1085TEU)를 운용해 글로벌 정기선사 19위를 기록하고 있다. 컨테이너선뿐 아니라 건화물선(벌크선), 탱커(유조선) 등을 포함해 200척에 달하는 선대를 운용 중이다.
벌크선 사업 부문에서 장금상선은 세계 최초로 유조선을 광석 전용 운반선으로 개조해 만재 선적 수송에 성공하기도 했으며 우량 화주와의 장기운송계약, 재무건전성, 적극적인 시장 개척 등을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을 지향하는 장금상선은 YJC, 국양로지텍 등 관계사를 통해 포워딩(운송주선업), 육상운송, 컨테이너 장치장(CY) 및 창고 운영 등 다양한 물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또 부산, 광양항의 컨테이너터미널 운영에도 참여하며 글로벌 선사들과의 협업 체계 구축과 항만 발전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번 수주를 포함해 HD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총 80척(111억1000만달러)을 수주해 연간 목표(180억5000만달러)의 61.5%를 달성했다.
선종별로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5척 ▲LNG 벙커링선 6척 ▲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 운반선 8척 ▲에탄 운반선 2척 ▲컨테이너선 48척 ▲탱커(유조선) 11척이다.
임준혁 기자 atm1405@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