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개관 4주년 기념, 7월11일~8월9일 피그관
작가 10명 참여… "감각과 사유의 밀도 탐색"
▲'Micro-Wave #1(미세한 파동)' 전시 포스터 (사진=에그갤러리) 
▲'Micro-Wave #1(미세한 파동)' 전시 포스터 (사진=에그갤러리) 

[한스경제=하태민 기자] 전남 여수 율촌면 한센인정착촌 도성마을 작은 예술공간 에그갤러리가 개관 4주년을 맞아 의미 있는 전시를 마련했다. 오는 11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서울의 실험적 예술 공간 강남꼬뮨 갤러리와 함께 첫 교류전을 연다.

주제는 'Micro-Wave #1(미세한 파동)'. 이름처럼 보이지 않을 만큼 작고 섬세한 예술의 진동이 여수에서 퍼져 나간다. 이번 전시는 에그갤러리 제2전시장 '피그관'에서 열린다.

참여 작가는 강남꼬뮨 소속 회화·설치·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다루는 10명. 이들은 '작음'이라는 개념을 중심에 두고 극도로 축소된 조형 형식을 실험한다. 크기는 줄였지만 밀도는 오히려 높인 작품들. 작가들은 "크기보다 중요한 건 감각의 반응"이라 말한다.

전시가 열리는 피그관은 폐축사를 개조한 공간으로 과거 한센인 공동체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다. 복도형 구조와 두개의 콘크리트 구획, 제한된 자연광과 일정한 조명이 어우러져 관객 감각을 집중시키고 전시 개념과 맞물리는 공간이다. 

작품 앞에서 관람객은 자연스레 더 천천히,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익숙한 크기와 구도를 벗어난 작은 구조물은 낯선 리듬과 조용한 울림을 전한다. 강남꼬뮨 송미경 관장은 "작고 약한 것이 반드시 미약한 것은 아니다. 이번 전시는 감각의 또 다른 가능성을 탐색하는 실험"이라고 소개했다.

교류전 의미는 단지 전시 내용에만 있지 않다. 이번 전시는 서울과 지역 간 예술적 연대를 실현하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강남꼬뮨은 여수를 시작으로 부산, 청주, 제주 등 지역 갤러리와 전국 순회 전시를 계획 중이다. 단순한 공간 차용이 아닌 지역 고유한 공간성과 예술적 실천을 교차시키는 시도다.

에그갤러리는 2021년 개관 이후 여수 지역 새로운 문화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도시와는 또 다른 시선으로 예술을 바라보고 지역성과 창의성이 만나 새로운 감각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박성태 관장은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시에나에서 첫 국제교류전을 연 후 강남꼬뮨과 국내 첫 교환전시를 하게 돼 에그의 플랫폼을 확장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전시 주제처럼 가장 작고 연약한 존재에 대한 예술가 시선은 세상을 바꾸는 고요한 믿음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일요일과 월요일, 공휴일은 휴관한다. 전시 오프닝은 11일 오후 4시30분이다. 자세한 내용은 에그갤러리(전남 여수시 율촌면 도성길 43, 061-692-0240)로 문의하면 된다.

하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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