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닉스 ‘더 플렌더’ 돌풍...대형가전 브랜드 진출
스마트카라, 기술·신뢰 바탕 ‘1위 수성’ 안간힘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여름이 본격화되면서 음식물처리기가 필수가전으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업계 1위 기업 스마트카라가 후발주자들의 강력한 추격에 긴장하고 있다. 시장이 커질수록 스마트카라 독주 체제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여름철이 되면 음식물쓰레기 부패와 악취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면서 음식물처리기 수요가 급증한다.
업계는 음식물처리기 시장이 2021년 2000억원대에서 2023년 6000억원, 2024년에는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한다. 국내 음식물처리기 보급률은 아직 10% 미만이지만 대형가전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것과 달리 음식물처리기는 여전히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한 관계자는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 위생·편의성에 대한 소비자 관심,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 지원사업 등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시장이 커지는 와중에도 업계 1위 스마트카라는 역성장 중이다. 스마트카라의 지난해 매출은 326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 감소했다. 단지 지난해뿐만이 아니다. 2021년 565억원, 2022년 452억원, 2023년 390억원, 2024년 326억원으로 매출이 꾸준히 줄고 있는 것이 문제다. 업계에서는 “시장이 커지는데도 스마트카라가 역성장하는 것은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스마트카라의 입지를 흔드는 대표적 후발주자는 앳홈의 미닉스 ‘더 플렌더’다. 미닉스 더 플렌더는 2023년 9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18만4000대가 판매됐고 지난해에는 12만8000대가 팔리며 단일 품목으로 5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스마트카라의 전체 매출을 뛰어넘는 수치다.
미닉스 더 플렌더의 인기 비결은 공간 효율성, 강력한 분쇄·건조 성능, 합리적인 가격, 미니멀한 디자인 등이다. 특히 제로스트 기술, 2중 고온 위생케어 시스템 등으로 껍질, 국물, 양념까지 완벽하게 처리한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더 플렌더 프로 등 신제품도 출시되면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앳홈은 자체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 음식물처리기 제조사 포레를 인수하기도 했다. 앳홈은 지난해 연 매출 1150억원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전년 대비 2배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닉스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가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쿠쿠는 2020년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진입해 ‘에코웨일’ 브랜드로 빠르게 입지를 넓혀왔다. 쿠쿠는 업계 최초로 건조분쇄형과 미생물형 두 가지 타입의 음식물처리기를 선보였다.
쿠쿠에 따르면 에코웨일 6세대 출시 이후 음식물처리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568% 급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쿠쿠는 밥솥 시장에서 쌓은 히팅 기술력을 바탕으로 음식물처리기 시장에서도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다.
쿠첸은 ‘제로빈’ 건조분쇄형 음식물처리기를 출시했다. 3L 대용량, 자체 개발 4종 블레이드, 원터치 건조·분쇄·냉각, 자동 세척 기능, 3종 혼합 활성탄 필터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쿠첸은 음식물처리기 출시를 기념해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할인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휴롬도 음식물처리기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휴롬 음식물처리기 2세대는 120℃ 고온 살균 건조 및 분쇄 기능, 우수한 필터 탈취성능, 저렴한 연간 유지비용 등으로 가성비를 인정받고 있다. 소비자원 시험평가에서도 필터 탈취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 신일전자 등도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카라는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15년간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신제품 ‘블레이드X’와 ‘스마트카라 400 프로2’를 출시했다. 이들 제품은 전기세, 소음, 냄새 등 기존 음식물처리기의 취약점을 개선해 사용자 편의를 높였다. 블레이드X는 업계 최대 용량인 5리터 처리통을 탑재, 강력모드로 닭 뼈, 게 껍데기 등 딱딱한 부산물까지 처리할 수 있다.
스마트카라는 모터 기술력도 강조한다. 정밀모터 전문기업 SPG의 모터를 핵심 부품으로 사용하며 모터 무상 보증 기간을 10년으로 설정해 신뢰도를 높였다. 또한 소비자 만족도와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와 함께하는 쿠킹 클래스 행사를 진행해 고객 접점을 확대했다.
스마트카라는 매출 감소와 점유율 하락이라는 위기를 맞고 있지만 브랜드파워(K-BPI) 음식물처리기 부문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는 여전히 높다.
업계 관계자는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형가전 브랜드들의 본격 진출, 신제품 출시, 가격 경쟁, 기술 고도화 등으로 인해 소비자 선택의 폭은 넓어졌다”며 “다양한 브랜드의 진출로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더욱 다채로워졌다. 스마트카라가 기술력과 브랜드 신뢰도를 바탕으로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고 있지만 시장이 확대된 만큼 앞으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종효 기자 sound@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