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홍 사장, 석화부문 확대·수소 등 신사업 진출에도 성과는 ‘글쎄’
미국 관세정책 등 불확실성에 취약점…“실적 개선 여력 작아” 전망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GS칼텍스가 수년째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GS그룹 오너 4세’ 허세홍 사장의 경영 가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회사 영업이익 하락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허 사장은 본업인 석유화학과 함께 수소·바이오연료 등 신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 관세 정책 등 글로벌 불확실성에도 취약점을 드러낸 가운데 시장에선 GS칼텍스 향후 실적 개선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전망을 내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최근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도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GS칼텍스 실적은 지난 2022년 이후 줄곧 하향세다. 회사 매출은 ▲2022년 58조5320억원 ▲2023년 48조6075억원 ▲2024년 47조6142억원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영업이익 또한 ▲2022년 3조9795억원 ▲2023년 1조6837억원 ▲2024년 5480억원으로 감소했다. 2022년부터 해마다 영업이익이 50% 이상 지속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7%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이로써 지난 2019년 GS칼텍스 대표이사 직에 오른 허세홍 사장 경영 역량이 결정적 시험대에 올랐단 평가가 나온다. 앞서 GS칼텍스는 2022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는 외부 요인 호재에 따른 면이 컸다. 당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와 정제마진 가격이 급등했다. 국제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고 정제마진은 2022년 1월 10.6달러에서 6월 34.6달러까지 크게 올랐다.
허세홍 사장은 본업인 정유사업과 더불어 저탄소·수소·바이오연료 등 친환경 기조에 발맞춘 신사업 지속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이렇다 할 성과를 찾아보기 어렵다.
GS칼텍스는 2021년 석유화학 신규 공장설비 MFC(Mixed Feed Cracker)를 가동하며 올레핀 시장에 진출했다. 올레핀은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불포화 탄화수소다. 플라스틱, 합성섬유, 합성고무 소재로 쓰이는 에틸렌은 올레핀 계열의 대표 제품으로 ‘석유화학산업의 쌀’로 불린다.
석유화학업체에 납사(나프타)를 공급하던 원료 공급상 역할에서 나아가 직접 화학소재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에틸렌 90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 생산 능력을 갖춘 설비로 에틸렌 생산능력 기준 국내 7위다.
그러나 2조7000억원을 쏟아부은 올레핀 MFC 사업은 업황 불황으로 올해 적자를 기록했다. 또 GS에너지가 지분을 투자한 롯데GS화학도 기대치에 밑도는 성적을 냈다.
친환경 관련 신사업도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GS칼텍스는 수소나 바이오연료 분야 외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등을 통해 수익 창출을 꾀하고 있지만 뚜렷한 시장 지배력 확보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GS칼텍스가 에너지 산업 패러다임 전환 대응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 결여돼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선 향후 뚜렷한 전환점이 없는 한 GS칼텍스 실적 개선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석유화학 업황 침체가 심각한 데다 본업 외 신사업 추진에서도 방향타를 못 잡는 모습을 노출하고 있단 평가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업계가 대부분 신사업을 하는 부분이 화학이나 다운스트림 등 유관 사업인데 그런 분야도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며 “동종 업계가 아닌 다른 쪽으로 확장을 해야 하지만 아직 그런 부분이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적은 정유업 신증설 부담, 석유제품의 꾸준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이 정유부문 실적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 실적 개선 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창수 기자 charles@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