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인호 기자] 김관영 전북지사는 “지난 3년 도전하면 반드시 이룬다는 ‘도전경성’의 믿음으로 전북을 바꾸는 일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지사가 1일 민선8기 3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 추진해왔던 주요 현안들의 연속성을 바라는 주변 여론을 깊이 고민 중"이라며 사실상 재선 도전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했다.
그는 "씨앗을 뿌리는 마음으로 도민들이 체감하는 성과가 빨리 나올 수 있도록 업무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말로 재선 도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대답을 대신했다.
이에 본보는 임기 1년을 남겨 놓은 김관영 지사로부터 지난 3년의 성과와 향후 도정계획을 들어봤다.
◇ 민선8기 3년을 맞은 소회는?
지난 3년, 전북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일으켜 세우라는 도민의 명령을 받들어 절박한 마음으로, 간절한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도전하면 반드시 이룬다’는 ‘도전경성’의 믿음으로 전북을 바꾸는 일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그 치열했던 시간이 쌓여 변화의 물꼬가 터지고 있습니다.
서울을 압도적으로 꺾고 하계올림픽 국내후보도시가 되었고, 133일 만에 전북특별법을 통과해서 전북특별자치도를 출범시켰습니다.
대기업 계열사 7곳 포함 198개 기업과 16조 5천억 원 투자 유치 등 경제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초지일관 계속 도전하겠습니다.
도민께 겸손하고 도정엔 유능한 도지사가 되겠다는 약속, 임기 마지막까지 지키겠습니다.
◇최근 미국 출장에서 의료 분야의 큰 성과는?
가장 큰 성과는 세계 최고의 병원인 메이요 클리닉과 탄소소재 의료기기 개발 협력을 본격화한 것입니다.
메이요 클리닉이 위치한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시는 인구 12만 정도의 소도시인데 도시 경제가 병원 중심으로 돌아갈 정도로 클리닉의 의료기술과 치료 수준은 세계 최고입니다.
이런 병원이 이번에 전북과 손을 잡았습니다. 뇌 수술에 쓰이는 고정장치를 전북의 탄소 소재로 만들어보자는 것입니다. 이 장치를 탄소로 만들면 기존 알루미늄보다 무게는 3분의 1로 줄고 강도는 2배 이상 높아져서 의료 혁신이 가능해집니다.
◇ 전주하계올림픽 유치 상황은?
국제경쟁에 본격적으로 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3일 IOC가 지정한 ‘올림픽의날’에 맞춰서 ‘범도민 유치위원회’를 도 차원에서 우선 출범시켰습니다. 2,036명의 유치위원도 위촉해서 올림픽 유치를 염원하는 도민의 뜻을 전했습니다.
통상 국내 유치후보도시가 정해지면 두 달 이내에 국가 차원의 유치지원위원회가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내란 사태와 대통령 선거로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보폭을 넓히고 서둘러야 할 시점입니다. 총리님이 취임하는 대로 범국민 유치지원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킬 계획입니다. 특별법 제정을 통해서 국가 차원의 지원책도 이끌어낼 생각입니다.
문체부, 외교부, 국회와 손잡고 IOC 위원들을 설득하기 위한 준비에도 나서겠습니다. 광주, 대구, 대전, 충남, 충북과 함께 경기장을 나누는 연대 개최 전략은 서울까지 그 범위를 확대해서 가장 경제적인 올림픽을 실현해 낼 생각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대선 기간 “전주올림픽이 유치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약속하신 만큼 정부와 함께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 지난 6월 25일 완주군 방문이 또 무산됐다. 현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찬성이든 반대든 각자의 입장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모두 같은 도민이라는 사실입니다. 지역의 삶과 미래를 위해 함께 모여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경청해야 합니다. 차이와 갈등이 있다면 그것을 이해하고 조율해 나가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합리적 토론이 전제되어야 하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의 말을 귀 기울이는 게 기본입니다. 최종적으로는 다수결 투표로 결론을 내고, 다수는 소수의 목소리를 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상황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지난 겨울 우리 국민이 보여준 민주주의의 회복 탄력성을 다시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언제든, 어떤 주제든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군민들께서도 열린 마음으로 함께해주시길 바랍니다.
◇ 완주 전주 통합에 대한 지사님의 생각은?
저는 올해 들어 완주‧전주 통합과 관련해 완주 군민들께서 꼭 깊이 고민하고 판단에 참고해야 할 중대한 변화 세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전주 하계올림픽입니다. 어렵게 얻은 기회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선 도민과 대한민국의 모든 역량이 집중돼야 합니다.
올림픽은 도시 이름으로 유치가 추진됩니다. 지금의 전주와 완주가 통합된 이후의 규모와 경쟁력을 비교해보면, 국제 무대에서 어느 쪽이 더 유리할지는 명약관화합니다.
유치에 성공한다면 완주 군민들께 돌아갈 브랜드 가치와 여러 혜택도 분명히 달라질 것입니다.
둘째는 대광법 통과입니다. 28년 만에 통과된 대광법으로 전주권 광역교통망이 본격화되는데, 핵심 축은 완주의 간선도로입니다. 통합이 이 교통망과 어떤 시너지를 낼지 살펴봐야 합니다.
세 번째는 새로운 정부의 탄생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시군 통합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통합 추진에 대한 정부의 인센티브와 지원이 어떻게 달라질지, 신중히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 28년 만에 대광법이 통과됐는데 앞으로의 과제는?
지금은 제5차 광역교통시행계획에 전주권 사업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주, 익산, 김제, 완주 등과 협의체를 만들어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우선순위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8월까지 시군 의견을 다 모아 수요조사를 마무리하고 국토부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28년 만에 어렵게 얻은 소중한 기회입니다. 지역의 수요를 최대한 반영해서 3특 체제에 대비하는 전북발(發) 교통혁명을 이뤄내겠습니다.
◇지난 3년간의 투자 유치 상황은?
지난 3년간 총 198건의 투자협약을 체결해 16조 4,611억 원을 유치했습니다. 최근 10년간 전북의 연평균 투자유치 금액은 약 3조 원이었는데, 지금은 연평균 5조 원을 훌쩍 넘기며 두 배 가까운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전체 유치 기업의 27%가 미래첨단산업 기업으로, 투자금액 기준으로는 75%에 달합니다. 전북의 산업생태계가 고부가가치 산업 위주로 바뀌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앞으로도 바이오, 모빌리티, 탄소융합, 방위산업, 이차전지 같은 미래산업 핵심기업을 더 끌어오겠습니다.
◇새만금 개발에 관한 비전은?
새만금을 첨단산업의 테스트베드이자 규제 프리존으로 만들겠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려 왔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할 수 없는 기술과 산업을 먼저 실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새만금을 키워보자는 것입니다.
19세기 미국이 서부 개척으로 성장했듯, 새만금을 대한민국 프런티어의 상징으로 삼자는 게 제 구상입니다. 글로벌 경쟁 시대에는 1년만 늦어져도 선두 그룹을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새만금에서 선도적으로 규제를 풀어 시도하고, 전국으로 성과를 확산시키자는 것입니다.
지금 새만금에서는 바이오, 방위산업, AI 농생명 산업, 이차전지 등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AI 농기계로 유명한 미국 존 디어가 “우리는 인류를 대신해 혁신한다”는 슬로건을 내건 것처럼, 새만금에서도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혁신적인 산업을 직접 개발하고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 공공의대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추진 계획은?
공공의대는 전북의 오랜 염원이자, 지역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국가적 과제입니다.
전북은 설립 준비를 이미 마쳤고, 이제 남은 건 입법뿐입니다. 대통령 공약이자 복지부 내부 계획에도 포함된 만큼, 계류 중인 공공의대법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정치권과 의료계를 설득해 나가겠습니다.
◇ 앞으로 지방자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지방은 지금 매우 어렵습니다. 도지사로서 서민경제와 재정의 한계를 절실히 느낍니다. 정부가 민생경제를 위해 대규모 추경을 편성한 건 다행이지만, 그 재원을 지방에 내려보낼 때 20%를 지방비로 부담하게 하는 구조는 현실적으로 큰 부담입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지방교부세가 연이어 삭감되면서 재정 상황은 더 악화됐습니다.
이제는 예산, 인사, 제도 설계 같은 핵심 권한을 지방에 이양하고, 지방소비세 비율 확대, 국세·지방세 구조 재조정, 교부세의 지역 현실 반영 등 실질적인 재정 개편이 필요합니다. 지방이 살아야 대한민국도 지속 가능합니다.
◇끝으로 도민께 하고 싶은 말씀은?
전북은 더 이상 변방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시 중 하나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전주하계올림픽이 그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올림픽은 단순한 체육행사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균형발전과 동서화합, 재도약의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새만금은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테스트베드로 키워내겠습니다. 대한민국이 선도하는 다양한 산업들이 실험되고 성장하면, 기업도 일자리도 늘어날 것입니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3대가 오순도순 모여사는 전북이 이뤄질 것입니다.
이런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이유는 지난 3년간 우리가 해낸 도전과 성취 덕분입니다. 함께 수많은 난관을 넘었고, 곳곳에서 다양한 성공스토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저는 도민과 함께라면 전북은 해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도민 여러분과 함께 써온 도전의 역사를 성공의 역사로 반드시 바꿔내겠습니다. 오직 도민만 보고, 오직 민생만 보고, 오직 전북만 보고 가겠습니다. 전북이 가는 길이 대한민국이 가는 길이 되도록 흔들림 없이 일하겠습니다.
이인호 기자 k9613028@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