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실적, 매출 감소·적자전환에 위기론 대두
유상증자 카드 '승부수'…ESS·BBU 생산 확대로 반등 노려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최주선 대표이사 사장이 이끄는 삼성SDI가 제일모직 소재사업 부문과 통합 출범한지 이달로 11년을 맞았다. 배터리 기반 다양한 첨단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SDI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업황 침체로 1분기 부진하며 위기론이 불거졌다. 삼성SDI는 과감한 유상증자 결단과 함께 에너지저장장치(ESS)·배터리 백업 장치(BBU) 등 신사업 확대를 통한 반등을 노리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70년 삼성-NEC주식회사로 출범한 삼성SDI는 이후 1990년 12월 사명을 기존 ‘삼성전관’에서 ‘삼성SDI'로 변경했다. 과거 브라운관 중심 산업에서 배터리 등 첨단 산업 중심으로의 체질 개선을 선언한 조치였다.
이후 2000년 2000mAh 첫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시작으로 2003년에는 세계 3위 규모로 올라섰다. 2005년 배터리 사업 첫 흑자를 낸 데 이어 2010년에는 소형 배터리 부문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 전성기를 구가했다.
삼성SDI는 2014년 7월 제일모직 소재사업 부문을 통합하며 새출발했다. 배터리 분리막을 포함한 다양한 첨단소재 기술 내재화와 함께 전자·자동차·전력 산업 전반에 대응 가능한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을 알렸다. 전자업계에선 이를 두고 삼성SDI(소재 및 부품),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부품), 삼성전자(완제품)으로 이어지는 삼성의 수직 계열화가 정립됐단 평가도 나왔다.
삼성SDI는 디스플레이, 배터리에 이어 전자재료 사업까지 갖춘 종합 에너지·소재기업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실적은 부진했다. 지난 1분기 삼성SDI는 (연결 기준) 매출 3조1768억원, 영업손실 43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4.0% 줄었고 영업이익은 2674억 원에서 적자전환하며 262.3% 크게 떨어졌다.
녹록잖은 위기 상황 가운데 지난해 말 삼성SDI 수장으로 부임한 최주선 대표는 전기차 시장 캐즘과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상황 속에서도 기술력으로 승부를 거는 ‘정공법’을 택했다.
최 대표는 취임 직후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제품을 개발하고 고객으로부터 인정받는 최고 품질 상품을 만드는 것이 제조업 본질이자 경쟁에서 이기는 핵심 비결”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최 대표 지휘 아래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등 차세대 제품 시장 선점을 위한 담금질을 이어가고 있다.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 위험성이 적고 주행거리가 길어 차세대 배터리 시장 유망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분야에서 업계 선두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SDI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또한 삼성SDI가 올해 초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최초로 양산, 미국 고객사에 마이크로 모빌리티용 초도 물량을 공급했다.
아울러 최주선 대표는 지난 5월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며 실적 반등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총 1205만2922주 청약 주식을 발행, 약 1조6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를 반전 계기로 삼아 배터리 수요 둔화, 글로벌 경쟁 심화 난맥 속에서도 본격적인 도약 기반을 마련하겠단 의지로 해석됐다.
현재 삼성SDI는 ESS 제품을 통해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 삼성SDI ESS 영업이익률은 7% 대를 기록, 전사 영업 적자폭 축소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전동 공구, BBU향(向) 원형전지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30~40% 늘며 적자폭을 크게 축소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도 삼성SDI는 혁신과 기술 개발을 통한 회사 가치 제고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주선 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발굴, 슈퍼 사이클을 준비하고 올라타자”며 “시장이 원하는 혁신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창수 기자 charles@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