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여기어때, 스타 마케팅 앞세워 대중성 집중
야놀자, B2B·클라우드로 외연 확장해 고성장
국내 숙박 플랫폼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전략 방향에 차별성을 두고 있다.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국내 숙박·여가 플랫폼 시장의 양대 산맥인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완전히 다른 전략으로 격돌하고 있다. 업계 1위 야놀자는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사업 다각화와 해외 시장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사이 2위 여기어때는 국내 시장에 집중하며 대중성과 브랜드 파워를 무기로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여기어때는 MZ세대 고객을 겨냥한 브랜드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여기어때는 엠넷(Mnet)의 인기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와 손잡고 댄스 챌린지를 진행한 데 이어 여름 캠페인 모델로 가수 지드래곤을 발탁했다. 대중성과 화제성을 겸비한 인물을 내세워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어때는 이전에도 스타 마케팅으로 강한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해 손흥민 선수를 모델로 기용한 이후 브랜드 인지도가 대폭 상승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2월 종합여행플랫폼 앱 사용자 수 순위에서 여기어때 신규 설치 건수는 26만건으로 야놀자(20만건)을 크게 앞질렀다. 사용 시간 역시 여기어때가 20분으로 야놀자(17분)을 상회했다.

특히 남성 고객 유입에 큰 효과를 봤다. 이번 지드래곤 캠페인은 여성 및 Z세대 고객층을 겨냥한 확장 전략으로 해석된다.

또 여기어때는 지역 소도시 숙소 확대, 테마 여행 상품 강화, 숙소·레저·액티비티 등 다양한 국내 여행 콘텐츠 큐레이션을 통해 ‘국내 여행의 모든 것’이라는 플랫폼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야놀자는 기술 중심 플랫폼으로 탈바꿈하며 빠르게 외형을 키우는 중이다. 지난해 12월 클라우드솔루션을 제외한 사업부문을 분할해 자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기업간거래(B2B) 중심의 글로벌 솔루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야놀자의 통합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8.2% 증가해 7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핵심은 글로벌 B2B 클라우드 매출이다.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9% 증가한 685억원으로 야놀자의 고성장을 견인했다. 세계 각국 여행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예약·정산·운영 시스템 수출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광고 전략도 대중 친화적 이미지에서 글로벌 감성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기존 ‘초특가 야놀자’ 구호로 저가 숙소를 내세우던 TV광고는 사라지고 감성 여행과 콘텐츠 중심 브랜딩을 강화한 디지털 캠페인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야놀자의 최근 광고는 에어비앤비를 연상시킨다”며 “여행업계와 투자자 대상의 글로벌 브랜딩에 집중하는 전략”이라고 전했다.

4월 야놀자는 창립 20주년 기념 행사에서 '기술 혁신으로 모두의 여행을 열 배 더 쉽게 만든다'는 브랜드 미션을 선포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여행자와 여행 사업자를 데이터 기반으로 초연결해, 여행의 준비 단계를 포함한 여행 여정 전반의 모든 경험을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반면 여기어때 관계자는 “여기어때는 여행업 본연에 집중하고 있다”며 “국내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여행 혜택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수요에 기반한 안정적 수익을 노리는 대신, 내수 의존에 대한 성장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한계는 있다.

야놀자도 글로벌 시장과 B2B라는 확장성과 반복 수익이 큰 모델을 쫓고 있으나 글로벌 경쟁자인 에어비앤비, 부킹닷컴과의 기술력 및 레퍼런스 경쟁에서 앞서야 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야놀자는 궁극적으로 ‘인프라 제공자’로서의 독점적 위치를 노리고 있다. 여행 플랫폼이 사세를 확장하면 소비자는 글로벌과 연결된다는 인식을 강하게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어때는 스타 마케팅으로 단기적인 락인을 유도할 수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려면 콘텐츠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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