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선수단이 2024-2025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마친 뒤 안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KOVO 제공
OK저축은행 선수단이 2024-2025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마친 뒤 안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KOVO 제공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이 연고지를 부산으로 옮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4일 서울 마포구 한국배구연맹 사무국에서 남녀부 14개 구단이 참석하는 이사회를 개최, OK저축은행의 연고지 이전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OK저축은행은 연고지를 현재의 경기도 안산시에서 부산광역시로 옮기기로 하고 이전 신청서를 연맹에 제출했다. 연맹 이사회가 이를 승인하면서, 구단은 2013년 4월 창단 후 12년 만에 보금자리를 옮기게 됐다. 2025-2026시즌부터는 부산 강서체육공원 체육관을 안방으로 쓴다.

OK저축은행은 부산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아들여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연고지를 옮기는 이례적인 판단을 내렸다. 부산은 OK저축은행의 연고 이전으로 야구(롯데 자이언츠), 축구(부산 아이파크), 농구(KCC 이지스, BNK 썸)에 이어 배구단까지 품게 됐다. 이로써 국내 4대 프로스포츠 구단을 모두 품은 지자체는 서울, 인천, 수원에 이어 부산까지 4개로 늘었다.

부산은 엘리트 학생 체육팀이 13개, 등록된 생활체육 배구인은 1700명으로 전국 동호인의 4분의 1이 몰려 있다. 강만수, 김호철, 신치용, 문성민, 곽승석, 장소연, 양효진, 박정아 등 굵직한 스타들이 부산을 거쳐 갔다. 기존 연고지인 안산과 비교해 인구는 60만명에서 331만명, 홈구장 최대 수용인원은 2300명(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4189명으로 늘어난다.

부산 강서체육공원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완공됐다. OK저축은행이 사용할 체육관은 배드민턴과 펜싱 종목 경기가 열렸고, 이제까지 프로 구단이 사용한 적은 없었다. 부산 김해공항 인근에 있어 부산지하철 3호선이 바로 연결되고, 남해고속도로 대저 IC 인근이라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권철근 OK저축은행 배구단장은 "남자배구는 대전 이남으로 팀이 없다. 프로배구도 모기업 의존도를 낮추고 자생력을 높이려면 더 큰 시장이 필요하다"며 "2019년부터 부산과 매년 대화했다. 작년 8월 박형준 부산시장과 만나면서 본격 논의가 재개됐다"고 연고지 이전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권 단장은 "블루오션으로 떠난다는 긍정적인 생각이다. 연고 이전에 대해 우려가 크지만, 부산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약속해 용기를 냈다"며 "배구가 최근 시청률도 정체고, 국제 대회 성적도 부진하다. 고민이 많았는데 남자 배구단 막내로 해볼 만한 도전"이라 덧붙였다.

한편 지난 13년 동안 연고지였던 안산 시민들에게는 "안산은 시장부터 모두 '우리 품에서 잘 컸으니, 가서 더 성장했으면 한다'고 덕담해 줬다"며 "안산 팬들이 팬심을 유지하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 밝혔다.

신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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