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기. /LG 트윈스 제공
송승기. /LG 트윈스 제공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최근 8년 동안 6번, 고졸 신인이 주를 이뤘던 프로야구 신인왕 레이스에서 군 복무를 마친 두 ‘중고 신인’이 대세로 떠올랐다.

LG 트윈스 왼손 투수 송승기(23)와 KT 위즈 거포 외야수 안현민(22)이 정규시즌 반환점을 도는 가운데 신인왕 2파전 양상을 굳혔다. 이들은 2023년 문동주(한화) 이후 2년 만에 중고 신인왕을 노린다.

올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다. 2021년 데뷔한 송승기는 지난해까지 1군에서 9⅓이닝, 2022년 입단한 안현민은 지난해 1군에서 29타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신인왕 수상 조건을 충족한 둘은 3개월 만에 각각 15승 투수, 30홈런 타자를 바라볼 정도로 성장했다.

송승기는 LG 5선발로 올 시즌 14경기에 나서 8승 4패 평균자책점 2.57, 탈삼진 73개를 기록했다. 22일 두산전도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토종 투수 중 평균자책점 단독 1위(전체 3위), 다승 공동 1위(전체 공동 4위)로 뛰어올랐다. 남은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으면 15승 이상도 가능한 흐름이다.

송승기는 2010년 ‘류김양’ 이후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25세 이하 좌완 15승에 도전한다. 1987년생 류현진(한화·16승), 1988년생 김광현(당시 SK·17승)과 양현종(KIA·16승)은 그해 나란히 15승의 벽을 뛰어넘어 지금까지 선발로 활약하고 있다. LG 좌완 중에서는 1994년(18승)과 1995년(20승) 이상훈 이후 국적과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영역이기도 하다.

안현민. /KT 위즈 제공
안현민. /KT 위즈 제공

KT 우타자 안현민은 올 시즌 46경기에서 타율 0.331, 13홈런, 4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85를 작성했다. 시즌 초반 30여 경기를 결장하고도 홈런 공동 6위, 타점 공동 11위 등 누적 기록에서 순위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금의 상승세라면 산술적으로 남은 69경기에서 홈런 19개를 추가, 30홈런 이상을 노려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10년간 25세 이하 시즌에 30홈런을 기록한 타자는 단 3명뿐이었다. 2020년 김하성(당시 키움·30홈런), 2023년 노시환(한화·31홈런), 2024년 김도영(KIA·38홈런)으로 모두 내야수였다. 2015년부터 1군에 진입한 KT는 아직 25세 이하 시즌 30홈런 타자가 나온 적이 없다. 2018년 강백호(29홈런)가 여전히 최다 기록으로 남아 있다. 안현민이 새 역사에 도전한다.

KBO리그 신인왕은 2017년 이정후(당시 넥센)를 기점으로 줄곧 고졸 신인의 독무대였다. 2021년까지 5년 연속 1년 차 신인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지난해에도 고졸 루키 김택연(두산)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송승기와 안현민이 지금의 호성적을 유지하면 수상 가능성도 더욱더 높아진다. 그 외 고졸 신인 중에서는 삼성 배찬승(1패 10홀드 평균자책점 4.60), 한화 정우주(2승 3홀드 평균자책점 4.81) 등이 후반기 활약에 따라 신인왕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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