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회장
함영주 회장

[한스경제 송진현] 경기도의 한 반도체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마친 A씨(66)는 5년 전 정년 퇴직 후 지금은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두 자녀의 결혼 비용으로 퇴직금 대부분을 지출해 노후 자금은 거의 없는 상태다. 200만원 남짓의 경비원 월급으로 힘겨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A씨의 예에서와 같이 우리나라에선 직장에서 퇴직한 후 달랑 집 한채를 보유한 채 노년기를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지난해 퇴직한 후 구직활동을 벌이고 있는 B씨(61)는 “직장에서 퇴사한 후 마땅한 일거리가 없는데도 건강보험 등으로 상당한 돈이 나간다. 직장에서 나온 후 벼랑 끝으로 떨어진 느낌”이라고 한 숨을 쉬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빈곤율은 39.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 36개국 중 1위로 세계 평균(16.1%)과 OECD 평균(14.4%)의 두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상대적 빈곤율은 전체 인구 중 소득수준이 중위소득의 50% 이하 소득을 가진 인구 비율을 의미한다.

노인 빈곤율에는 은퇴 이후의 소득 기반이 약한 구조와 국민연금 수급격차, 고령 노동의 불안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함영주 회장이 이끄는 하나금융그룹이 최근 12억원 초과 주택을 대상으로 주택연금 상품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비교적 고가의 아파트에서 살고 있음에도 별다른 소득원이 없어 생활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정확한 표현은 주택공사가 주축이 돼 시행하는 주택연금은 아니고 시중은행의 역모기지론 상품이다. 역모기지론은 현재 주택을 담보로 매월 일정금액을 연금 형식으로 사망시까지 받는 것이다.

하나은행과 하나생명이 공동 개발한 민간 주택연금 상품인 ‘하나더넥스트 내집연금(역모기지론)’은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주택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은 공시가격 12억원 이하가 대상인데 반해 하나금융이 한도를 높인 것이다. 이는 함영주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함 회장은 은행원 시절 영업통으로 명성을 날린 주인공으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금융 신뢰를 쌓았고 이는 탁월한 영업실적으로 이어졌다.

서울에선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주택이 20%에 달한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의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향후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의 고령층은 전체 자산의 85.1%를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실물자산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고가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더라도 생활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이 많은 이유다.

하나은행은 1995년 국내 최초로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뱅킹(PB)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이 분야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해왔다. 이런 전통을 살려 함영주 회장이 노년의 부동산 자산가들에게 재정적 도움을 주고 그룹의 영업력에도 보탬이 되는 상품을 개발했다고 볼 수 있다.

노인빈곤이 사회적 화두가 된 시대에 시의적절한 상품개발이 아닐 수 없다. 함 회장의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낸다. <한스경제 발행인> 

송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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