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브렌트유 등 국제 유가 10% 폭등
호르무즈해협 봉쇄 시 국내 수급 타격 불가피
정부, 유관기관과 유가 영향 점검
윤창현 산업통상자원부 자원산업정책국장이 가스공사와 석유공사,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협회 관계자들과 중동 사태 관련 석유·가스 수급 및 가격 영향 등에 대해 점검회의를 열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윤창현 산업통상자원부 자원산업정책국장이 가스공사와 석유공사,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협회 관계자들과 중동 사태 관련 석유·가스 수급 및 가격 영향 등에 대해 점검회의를 열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한스경제=이성철 기자]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촉발된 군사적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산될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중동지역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국내 유류 소비자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와 산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 소식이 알려진 뒤 국제유가는 일제히 급상승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6.8달러로 직전 거래일보다 10% 이상 폭등했다. 수입 원유 가격 지표인 두바이유도 전주 대비 2.7달러 오른 배럴당 67.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78.1달러로 2.4달러, 자동차용 경유는 배럴당 83.1달러로 2.5달러 각각 상승했다.
특히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 선물 가격은 배럴당 77달러를 넘으며 직전 거래일 대비 14% 이상 폭등했다.
문제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석유 수송로 중 하나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이 해협은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원유와 석유가 통과하고 이는 전 세계 석유 수송량의 약 1/5에 달하는 규모다.
우리나라는 원유의 70% 이상, 액화천연가스(LNG)의 30% 이상을 중동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만약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면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급 불안정과 물가 급등과 같은 직간접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최근 글로벌 공급과잉과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불황에 빠진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엎친데 덮친격’으로 심각한 상황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 
원유를 정제한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석유화학 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이 또 다른 제조원가 상승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는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며 "이번 주부터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 산업계에 영향이 미칠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정부는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유관기관과 긴급회의를 열고 수급 현황과 유가 영향을 점검하고 나섰다. 
정부는 현재까지 국내 원유·LNG 도입에는 차질이 없는 상황이지만 향후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전개에 따라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윤창현 산업부 자원산업정책국장은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와 가스의 중동 의존도가 높아 중동 상황은 우리 에너지 안보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국내 석유·가스 수급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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