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이미지 개선도 시급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엔씨소프트가 내년 목표 매출을 2조원 이상이라고 밝히자 달성 가능성을 놓고 여러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5년전 연매출 2조원을 한차례 넘겼던 엔씨소프트가 그간의 부정적 인식과 내실 다지기를 넘어 ‘아이온2’ 등 신작을 매개로 반전 드라마를 쓸지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2019년 11월 ‘리니지2M’을 출시하고 2020년 처음으로 연매출 2조원을 넘었다. 이후 엔씨소프트는 코로나 팬데믹 특수를 누리며 2022년까지 3년 동안 2조원 중반대의 연매출을 유지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의 전성기는 코로나 팬데믹이 해제되면서 함께 끝났다. 2023년 엔씨소프트의 연매출은 전년 대비 31% 감소한 1조7798억원에 머물렀다.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11% 더 하락해 1조5781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엔씨소프트의 주력 게임인 ‘리니지’ 시리즈들의 전반적인 매출이 감소했고 기대를 모았던 신작 게임 ‘쓰론 오브 리버티’, ‘호연’, ‘저니 오브 모나크’ 등이 연이어 흥행에 실피하면서 지속 성장을 위한 연결 고리가 끊겼다.
엔씨소프트의 가장 큰 타격은 단순히 신작의 흥행 실패가 아니라 회사의 밸류 자체가 낮아졌다는 데 있다. 엔씨소프트는 대표작 리니지와 본인들이 가장 잘 하는 장르인 MMORPG에 집중해 왔다. 리니지 시리즈, ‘아이온’, ‘블레이드 앤 소울’로 이어지는 MMORPG 라인업은 한때 엔씨소프트를 국내 최고 게임사 반열에 오르게 해준 일등공신이다.
하지만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매번 똑같은 것만 먹으면 질리는 법. 역설적이게도 엔씨소프트의 하락세는 전성기를 이끌었던 ‘리니지M’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2017년 출시한 리니지M은 엔씨소프트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었을 뿐 아니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트렌드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리니지M의 성공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리니지 라이크’라는 유사 장르가 쏟아지는 결과를 낳았다. 엔씨소프트 역시 ‘리니지2M’, ‘블레이드&소울2’, ‘리니지W’까지 비슷한 유형의 게임을 연달아 내놓았다. 문제는 이 장르의 게임들이 이용자에게 상당한 과금 부담을 안긴다는 점이다. 유사 장르의 범람과 지나친 과금 요소는 리니지 라이크에 대한 인식을 부정적으로 만든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결과적으로 리니지를 개발한 엔씨소프트에 많은 비난이 집중됐으며 이 기간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곤두박질치며 암흑기의 시작을 알렸다. 2021년 2월 100만원을 넘었던 엔씨소프트 주가는 27일 기준 15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결국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분사와 대규모 인력 감축을 포함한 내실 다지기에 들어갔고 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가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2조원 목표 달성의 선봉에는 ‘아이온2’가 있다. 아이온2는 2018년에 처음 공개했으며 그동안 많은 정보가 공개되지는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컨퍼런스콜에서 지금까지 엔씨소프트가 선보였던 MMORPG들과는 차별화된 경험을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온2의 목표 연매출은 3000억원대로 잡고 있다.
아이온2를 포함해 내년 총 10개의 신작에서 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기존 게임들에서 1조5000억원의 매출을 더해 2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엔씨소프트의 계획이다.
컨퍼런스콜에서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는 PvE 레이드 중심의 게임으로 리니지 라이크와는 다른 형태로 개발중이다. P2W 과금이 없지는 않겠지만 기존의 리니지 라이크와 같은 모델은 아닐 것”이라며 “매출 목표는 보수적으로 설정한 것으로 개발팀 내부에서는 목표를 낮게 잡은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며 신작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이례적으로 매출 목표를 밝힌 것에 대해 대외적으로 회사의 미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다만 매출 목표에 대해서는 2조원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온2의 매출을 3000억원 미만으로 제시하며 1조8000억~1조9000억원 수준의 내년 매출을 예측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내수 매출 비중이 큰 회사로 국내에 자리잡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며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이 출시 후 여론 반전에 성공한 것처럼 엔씨소프트 역시 신작의 완성도를 높여 이미지 개선을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주원 기자 stone@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