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 하원, IRA 전기차 세액공제·배터리 AMPC 축소 움직임
전기차 전환 지연-中 견제 반사이익…우려-기대 병존
“트럼프 행정부 기조 지켜봐야…감세 지원 없어도 투자 지속”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LG에너지솔루션 제공

[한스경제=김창수 기자] 공화당이 장악한 미국 하원에서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전기차 세액공제를 조기에 폐지하는 법안이 추진되면서 국내 배터리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감세 지원 시한을 앞당기며 업계가 수혜를 입었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도 축소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성을 놓고 설왕설래가 오간다. 업계에선 미국 정부 감세 지원 없이도 투자는 계속된다면서도 정책에 따른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17일 업계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을 종합하면 공화당 하원 의원들이 최근 발의한 법안에는 당초 2032년 말까지였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세액 공제 시한을 2026년 말로 6년 앞당기는 내용이 담겼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북미 생산 전기차 신차 구매 시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40만원)를 공제해주는 혜택이 내년 말까지만 적용된다,

또 법안에는 2010∼2025년 누적 판매량 20만 대 이상 전기차는 내년부터 세액 공제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담겼다. 상업용 전기차 중 북미산이 아닌 차량에도 제공했던 세액 공제 역시 내년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이같은 세액 공제 대폭 축소 방안은 당장 배터리업계에 위협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배터리 업체가 큰 혜택을 봐 왔던 AMPC 지급 기한도 기존 2032년 말에서 2031년 말까지로 1년 단축됐다. 세액공제금 지급 규모 역시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AMPC는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 셀과 모듈에 대한 세액 공제를 의미한다. 그간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전기차 캐즘(신기술 확산 후 수요 정체) 이후 IRA에 근거한 AMPC에 기대 실적을 방어해 온 측면이 크다.

가뜩이나 어려운 업황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올해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374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4577억원 규모 AMPC를 빼면 830억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SDI와 SK온은 AMPC를 합산해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IRA를 ‘녹색 사기’라고 비판하며 전기차 전환 등 친환경 정책에 회의적인 것도 업계로서는 부정적 신호다. 반면 이번 법안에 중국 기업 혹은 중국 기업과 협업한 경우 APMC를 받기 힘든 조건이 담겨 있어 한국 배터리 기업이 미국 점유율을 늘릴 기회라는 상반된 분석도 나와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업계에서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미국 행정부의 정책 진척 속도나 변화 여부 등을 살피는 분위기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IRA에 반하는 정책 변화) 얘기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때부터 계속 나왔다. IRA 폐지, 축소 등에 대한 담론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벌써 거의 반년이 지난 것”이라며 “법안은 현재 발의만 된 상황이고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진출한 지역 대부분이 공화당 강세 지역이다. 현지에서 지역 경제 창출을 많이 한 측면이 있어 향후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배터리 기업들은 세액 공제 정책과 관계없이 진행 중인 투자는 예정대로 하고 있다”며 “보조금이 줄었다고 해서 그러한 계획들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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