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암호화폐 시장, 제도권 진입 신호탄...자금 유입 기대
비트코인·암호화폐 상승세 촉진…신뢰와 지속 성장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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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전시현 기자]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뉴욕 증시의 대표적 지수인 S&P500에 편입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제도권 진입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전통 금융 시장의 견고한 장벽을 허문 이번 코인베이스의 S&P500 입성은 전 세계 금융시장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S&P 다우존스 인디시즈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코인베이스가 오는 19일부터 S&P500 지수에 공식 편입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암호화폐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대표 주가지수에 이름을 올리는 상징적 사건이며 암호화폐 업계의 제도권 편입 원년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 암호화폐 업계 첫 제도권 '입성', 최대 160억달러 자금 유입 기대

코인베이스의 S&P500 편입은 단순히 지수 구성 종목이 추가된 수준을 넘어 미국 금융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로 해석된다.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데 이어 암호화폐 관련 기업이 미국 대표지수에 포함됨으로써 암호화폐가 전통 금융 시스템의 일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S&P500 편입을 통해 코인베이스는 최대 160억달러(약 21조6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끌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패시브 펀드에서 90억달러, 액티브 펀드에서 70억달러가 유입될 것으로 분석된다. 대규모 자금 유입은 코인베이스 개별 기업을 넘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긍정적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23.97% 급등했으며 최근 한 달간 상승률도 49%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비트코인이 22% 오른 것과 비교할 때 두 배가 넘는 상승 속도다. 비트코인 역시 코인베이스 S&P500 편입 영향으로 10만3000달러선을 돌파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5일 오전 9시 48분 기준, 비트코인은 10만38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 비트코인 ETF와의 강력한 시너지···기관투자자 유입 가속화

코인베이스 S&P500 합류는 올해 초 승인된 비트코인 현물 ETF와 맞물려 더욱 많은 기관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유입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출시 이래 지속적으로 자본 유입세를 보이고 있으며 코인베이스는 비트코인 ETF의 주요 커스터디(자산보관) 서비스 제공사로서 직접적 수혜를 보고 있다.

존 다고스티노 코인베이스 전략 책임자는 “ETF를 통한 대규모 자금 유입이 비트코인의 희소성을 부각시키고 있다"며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수요증가에 맞춰 공급을 늘릴 수 없는 구조적 특성이 가격 상승세를 견인한다"고 설명했다.

코인베이스의 최근 실적은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1분기 동안 기관 거래량이 전년 대비 139%나 급증했고,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해 20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금융 전문매체 벤징가는 "코인베이스 S&P500 편입이 수많은 패시브 인덱스 펀드를 통해 투자자들이 자동으로 암호화폐 기업에 노출되는 효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코인베이스는 지난 8일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디리비트를 현금 7억달러(1조2000억원)와 자사 주식 1100만주를 포함한 총 29억달러(4조23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코인베이스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항상 M&A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히며 코인베이스가 거래소 역할을 넘어,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보여줬다.

◆ 제도권의 인정, 비트코인 연내 20만달러 가능성도

이러한 가운데 미국 금융권 내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여전히 비트코인을 “내재 가치 없는 자산”으로 폄하하고 있다.

반면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연내 비트코인 20만달러 돌파”를 예측했으며 서식스대학교 캐롤 알렉산더 재무학 교수도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낙관적이며 여름에는 비트코인이 15만달러 안팎에서 거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QCP캐피털 역시 “코인베이스의 S&P500 편입이 암호화폐 시장의 추가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며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 시장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질수록 기관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유입 역시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회장은 “코인베이스의 S&P500 편입과 비트코인 현물 ETF의 성공적 출시는 비트코인이 제도적으로 인정받는 자산 클래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이는 비트코인 채택의 새 국면을 여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코인베이스의 S&P500 편입 이후 미국 지수 투자자들이 디지털 자산을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제도적 가치 전환의 변곡점임을 지적했다. 국내 ‘돈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ARK인베스트 CEO) 등 주요 암호화폐 옹호론자들은 이번 편입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 암호화폐 업계, 규제 명확화·책임 강화 등 새로운 시험대 올라

전문가 다수는 코인베이스의 S&P500 편입이 비트코인 탄력 상승의 추동력임을 인정하면서도 암호화폐 업계의 지속적 성장과 시장 신뢰 제고를 위해선 보다 명확한 규제 체계와 책임 있는 업계 자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블록체인 전문가인 오태민 건국대 겸임교수는 여러 매체를 통해 “코인베이스 S&P500 편입은 암호화폐 업계가 금융시장 주류 편입의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며 “이제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여 전통 금융 시스템과의 진정한 공존을 모색할 때”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전반에서는 코인베이스의 S&P500 편입과 함께 당분간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동시에 암호화폐 시장 특유의 높은 변동성과 각국의 규제 환경 변화 등에 따른 불확실성 역시 상존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전문가는 “코인베이스의 S&P500 편입은 암호화폐가 금융 시장의 변방이 아니라 중심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면서도 암호화폐가 성장세를 지속할지 아니면 또 다른 도전에 맞닥뜨릴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전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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