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세계 최대 환적항만...AM 사업 고도화 포석
하반기 착수...4000평 규모로 내년 가동 목표
“2027년 DF 엔진 선박 점검·외형 성장 기대”
HD현대마린솔루션이 싱가포르항에 첫 해외 물류센터를 구축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입주해 있는 분당 HD현대 글로벌 R&D 센터./HD현대
HD현대마린솔루션이 싱가포르항에 첫 해외 물류센터를 구축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입주해 있는 분당 HD현대 글로벌 R&D 센터./HD현대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HD현대마린솔루션이 싱가포르에 첫 해외 물류센터를 구축한다. 세계 최대 환적 항만인 싱가포르에 물류 거점을 확보해 선박 수리에 필요한 부품, 기자재 등을 적재적소에 공급하는 전략으로 주력인 애프터마켓(AM) 사업 고도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하반기 싱가포르 물류센터 건설에 착수한다. 싱가포르항 인근에 1만3200㎡(약 4000평) 규모로 조성되는 물류센터는 1만3000여개의 부품·자재를 보관할 수 있다. 회사는 물류센터의 건설과 최적화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싱가포르 물류센터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두 번째 물류 허브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회사가 창립한 2016년부터 부산항 신항에 자재 2만2000여개를 적재할 수 있는 1만3200㎡(약 40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싱가포르항의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이번 첫 해외 물류센터 신설을 결정했다.

컨테이너 물동량 기준 세계 2위인 싱가포르항은 2024년 전년 대비 5.4% 증가한 4112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처리 실적을 기록했다. 2012년 3000만TEU를 달성한 싱가포르항은 12년 후 4000만TEU를 돌파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 점에 주목했다. 최근 10년 간 매년 3000만TEU가 넘는 물량을 처리하는 메가 허브 항만인 싱가프로항에 입출항하는 선박 중 수리가 필요한 선박의 수요도 그만큼 많다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 관계자는 “싱가포르에 물류센터를 신설해 물류 처리능력(Capacity)을 확대하고 납기 리드타임(고객의 선박 수리 요청과 실제 부품 조달 및 작업 수행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싱가포르뿐 아니라 글로벌 항만 창고 확보에도 135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회사는 현재 미국 휴스턴·싱가포르·아랍에미리트·두바이·네덜란드에 현지법인과 부품 창고를 운영 중인데 이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의 경우 부산에 추가 물류센터 확보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2028년까지 483억원을 투자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 관계자는 “설립 초기부터 부산 신항에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나 기존의 물류센터는 창고 임대 확장 및 위탁 운영 방식으로 관리돼 옴에 따라 효율화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2028년까지 부산항 신항 인근에 자체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한편 창고를 확대해 부품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국내외 물류 허브를 확대해 AM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글로벌 조선·해운 산업의 친환경 트렌드로 선박 MRO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선사들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인 이중연료(DF) 엔진을 장착한 선박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조선사들의 수주 잔고 중 DF 엔진 선박 비중은 40%를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업계가 친환경 규제에 부응해 2021년부터 적극적으로 DF 엔진 선박을 발주하고 있다”며 “DF 엔진 장착 선박의 첫 정기 점검 시기인 2027년부터 AM 솔루션 부문의 본격적인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AM 사업 부분의 고도화로 HD현대마린솔루션의 수익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AM 서비스의 척당 매출은 2021년 대비 97% 증가했다. 회사 측은 “선박당 서비스 범위가 증가했고 DF 엔진 비중이 늘어난 효과”라고 설명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1분기 매출 4856억원, 영업이익 8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61% 증가했다. 매출은 운항 중 선박의 친환경 개조 수요 증가와 AM 사업 호조로 4분기 연속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1분기 영업이익(830억원)도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성장세가 지속돼 올해 매출이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올해 3500억원, 내년 4500억원, 2027년 5800억원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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