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올 하반기까지 매출 견인할 신작 부재
하반기 신작 흥행도 장담할 수 없어
카카오게임즈의 매출을 책임지고 있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의 매출을 책임지고 있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 /카카오게임즈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며 장기적인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22년 연매출 1조1477억원으로 최고 성적을 달성한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이후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2023년까지 1조원을 넘겼던 연매출도 2024년에는 7388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 매출도 12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1%, 전분기 대비 7.8% 감소하면서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124억원 적자, 당기순이익도 33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4분기 연속 적자다.

카카오게임즈의 부진은 신규 타이틀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아키에이지 워’ 등 기존 주력 게임들의 매출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앱 마켓 상위권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순위를 유지 중이다. 하지만 기존 게임들의 매출이 감소하는 동안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전반적인 회사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카카오게임즈가 출시한 신작을 살펴보면 ‘패스 오브 엑자일 2’가 PC게임 매출에 기여하면서 1분기 PC게임 매출은 전년 대비 72% 성장한 268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기대작 중 하나였던 ‘발할라 서바이벌’이 1월 말 출시 후 매출 순위 20위에도 오르지 못하는 등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 10월 디지털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로 출시한 ‘로스트 아이돌론스: 위선의 마녀’도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 500명대에 그치는 등 지난해부터 선보인 신작들이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올해 하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매출 견인을 기대할 만한 신작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출시를 예정하고 있어 실질적인 실적 개선은 빨라도 4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는 대작이 없어 체제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반기에는 ‘가디스오더’를 시작으로 ‘프로젝트 Q’, ‘크로노 오디세이’ 등 신작으로 매출 성장을 이어가는 것이 목표다. 다만 가시적인 수익성 개선은 내년 상반기 정도가 아닐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해 3분기 출시 예정에 있는 가디스오더는 2D 횡스크롤 액션RPG로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의 주류 장르는 아니다. 하지만 ‘도트 감성’이라 불리는 특유의 레트로 그래픽은 항상 일정 이상의 수요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흥행을 기대할 여지는 충분하다.

변수는 출시 연기다. 2022년 11월 첫 공개 당시 가디스오더의 출시 예정일은 2023년 4분기였지만 조금씩 일정이 밀리면서 올해 3분기까지 연기된 상황이다. 출시일이 다시 한번 연기될 경우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개선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4분기 출시 예정인 크로노 오디세이는 하드코어 액션이 가미된 MMORPG로 콘솔과 스팀으로 개발 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MMORPG 장르지만 최근 액션RPG 장르의 대세가 된 ‘소울류’의 액션성을 가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최근 서구권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비공개 테스트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으며 5월 중 스팀을 통한 대규모 비공개 테스트(CBT)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게임즈의 구원투수로 주목받는 '크로노 오디세이'. /스팀
카카오게임즈의 구원투수로 주목받는 '크로노 오디세이'. /스팀

이 외에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개발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에 개발 중인 프로젝트 Q와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이 카카오게임즈의 향후 기대작으로 꼽힌다. 두 작품 모두 MMORPG 장르로 최근 게임 시장에서 MMORPG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점이 흥행 여부를 불투명하게 만든다. 크로노 오디세이처럼 어떠한 차별 요소를 더하느냐에 따라 출시 후 평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의 1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에 공개된 증권가 리포트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거나 유지 의견을 보였다. 하반기 신작 출시로 반등의 여지는 있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고 출시 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는 요인 등을 반영해 대체로 보수적인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한편 카카오게임즈는 4월 29일 자회사 넵튠 지분 전량을 크래프톤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1650억원으로 해당 자금의 구체적인 사용처는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넵튠은 자회사 님블뉴런이 개발한 ‘이터널 리턴’을 비롯한 다수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1217억원, 영업이익 97억원을 기록했다.

석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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