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글로벌 기업들의 AI 투자 경쟁과 기술 패권 전쟁
국내 기업과 정부의 AI 기술 격차 해소를 위한 전략적 투자
산업 전반의 AI 혁신 가속화와 기업 생존의 핵심 동력
이미지=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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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전시현 기자] 글로벌 기업들이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를 쏟아부으며 인공지능(AI)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인간처럼 사고하고 학습하는 범용 인공지능(AGI) 개발 경쟁이 전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정부도 이에 발맞춰 대규모 R&D 투자에 나섰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 올해 정보통신·방송 연구개발 신규과제 중 AGI 관련 10개 기획과제에 37.5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통해 인과관계 AI(Causal AI), 의사결정 지능 등 핵심 전략 분야에 집중 투자해 국가 기술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 "인간 뛰어넘는다"···빅테크 4사의 AGI 패권 전쟁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AGI 선점을 위한 전략적 투자와 연구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분기 클라우드 매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35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AI 서비스 통합이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작용한 결과로 평가받았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해 GPT-4 기반 서비스를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에 접목시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역시 최근 실적 발표에서 AI 기술 투자 확대 계획을 강조했다. 선다르 피차이 CEO는 “제미나이(Gemini) 모델의 발전을 필두로 범용 인공지능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연간 300억 달러 이상을 AI 연구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대형 테크기업들의 움직임에 발맞춰 아마존과 메타도 자체 AI 모델 개발과 함께 관련 스타트업 인수·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 국내 기업, 정부 지원과 함께 AGI 역량 강화 나서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국내 기업들도 AI 기술 격차 해소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29일 발표한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AI 반도체와 특화 프로세서 개발에 향후 5년간 2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메모리 및 파운드리 사업부문에서 생성형 AI용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적 결정이다.

이와 더불어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IT 기업들도 자체 대규모 언어 모델(LLM)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의 성능 고도화를 위해 연구인력 확충과 슈퍼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나섰으며,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브레인(KakaoBrain) 2.0’ 전략을 통해 AGI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금융권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이 AI 기반 개인화 금융 서비스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의료·제조 분야에서도 AI 기술 도입을 통한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 산업 전반 변혁 가져올 AGI, 기업 미래 결정

AI 기술의 혁신적 성과는 이미 산업 현장 곳곳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독일 지멘스는 AI 도입으로 공장 품질검사 인력을 95% 감소시키며 생산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으며, 의료 분야에서는 MRI와 X-ray 판독을 보조해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나아가 농업 분야에서는 AI 기반 로봇이 작물 수확을 자동화하는 등 전 산업에 걸쳐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잠재력을 입증하듯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향후 10년간 글로벌 GDP를 7% 이상 끌어올리고 연간 생산성 성장률을 1.5%포인트 높일 것으로 예측된다. 골드만삭스의 AI 전문 애널리스트 마크 빈슨은 “AI 기술 도입 여부가 아닌, 얼마나 빠르게 전사적으로 통합하느냐가 기업의 생존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경제포럼(WEF)도 이 같은 견해에 힘을 실으며 “AGI 시대에 살아남을 기업은 기술 자체보다 그것을 어떻게 비즈니스에 통합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지에 집중하는 기업”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러한 낙관적 전망 속에서도 맥킨지의 최신 보고서는 우려스러운 현실을 보여준다. 전 세계 기업의 92%가 AI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지만, 실제로 AI를 성공적으로 통합한 기업은 고작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전문가들은 “‘AI 빅머니 전쟁’의 승자가 미래 산업의 패권을 거머쥘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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