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부채비율 121%→88%...재고자산 6855억원→5013억원 줄여
동국씨엠, 아주스틸 인수...동국제강, 현대IFC 인수 검토
동국제강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 후 동국제강·동국씨엠 양대축
동국제강, 철강 침체 속 고부가 제품 신수요 발굴...차별화 주력
 동국제강 충남 당진 후판 공장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 충남 당진 후판 공장 /사진=동국제강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철강업계 3위인 동국제강이 2023년 6월 인적분할 출범한 지 2년이 채 안된 시점에서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에 중국발 공급 과잉을 타개할 철강 사업 리스크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동국제강은 2010년대 중반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지금의 위기를 견디기 위한 체력을 길렀다. 관건은 동국제강그룹이 2023년 6월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동국홀딩스가 자회사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을 지배하는 지배구조를 개편한 이후부터다. 동국제강은 중국발 공급 과잉 속에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철강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며 수익성이 떨어졌다.

동국제강의 별도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3조5275억원으로 지난해 6월~12월 실적만 반영된 (2조6321억원) 대비 증가했다. 만약 이를 연 단위로 환산한 전년 매출(4조5122억원)과 비교하면 21.8%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02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7개월치 영업이익(2355억원) 보다도 56.4%나 낮았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영업이익 감소와 관련해 "지난해 건설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철근 구요 부진의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 재고자산·부채비율 추이 (표=한스경제)
 동국제강 재고자산·부채비율 추이 (표=한스경제)

◆동국제강, 지난해 부채비율 100% 하회...'생산량' 조절 나서

동국제강은 국내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는 것을 대비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부채비율 추이만 놓고 보면, 2023년 6월 인적분할 이후 분기별로 재무건전성이 호전되고 있다. 동국제강의 부채비율은 2023년 6월 121% 수준이었지만, 2023년 12월말을 기점으로 급변하기 시작했다. 2023년 12월 105%, 2024년 6월 말 91%를 기록한 후, 지난해 말에는 88%로 하락하며 재무건전성을 회복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동국제강(현 동국홀딩스) 인적 분할 과정에서 재무적 안정성을 갖춘 신설 동국제강 측에 부채를 일부 더 반영했다"며 "이에 따라 분할 직후 세자릿수 부채비율로 시작했으나 철강 시황 불황 속에서도 차입 상환 기조를 유지해 부채비율을 분할 전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철근 시장은 만성적 공급과잉 상태이며, 장기화된 건설 경기 부진으로 제품 가격이 지속 하락함에 따라 생산량 조절을 통한 시장 정상화 목적으로 연초부터 가동률을 50% 이하로 유지 중"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동국제강은 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차입상환 기조를 유지하며 분할 직후 차입금 1조1556억원에서 지난해 말 9312억원까지 감소했다. 또한 연초부터 가동률 최적화로 재고자산을 감축했다. 재고자산은 쌓일수록 금융비용 부담으로 작용한다.

동국제강의 재고자산은 2023년 6월 인적분할 이후 분기별로 호전되고 있다. 재고자산은 2023년 6월 6855억원에서 2023년 12월 말 5986억원으로 급감한 후 지난해 말 5013억원으로 줄일 수 있었다.

동국제강은 주로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는 후판·봉형강 등을 판매해 수익을 만든다. 이 중 후판은 전체 매출에서 비중이 10~20%로 낮은 수준이고 봉형강이 주력 제품이다. 동국제강의 봉강 가동률은 지난해 6월 60%에서 연초부터 50% 이하로 줄였다. 

◆ '지주사 체제' 동국제강그룹...동국제강 '내수'·동국씨엠 '수출' 양대축

동국제강그룹은 2023년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며 동국홀딩스의 자회사 동국제강·동국씨엠 의 각 영역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동국제강(현 동국홀딩스) 인적분할로 2023년 6월 출범한 철강사업 전문 회사다.

동국홀딩스는 동국제강에 내수를 맡기고 동국씨엠은 수출을 주력으로 그룹의 양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동국제강이 주로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는 내수 위주의 봉형강 상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이 철강 제품 전반의 수요가 둔화되고 업황이 침체된 가운데 해외 수출 비중이 작은 점도 리스크다. 동국제강 수출 비중이 5% 미만으로 철강 3사 중 가장 낮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경우 북미 수출 비중만 각각 15%, 5%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대조적이다.

반면 동국제강그룹 냉연도금·컬러강판 전문회사 동국씨엠은 컬러강판의 수출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동국씨엠은 올해 1월 7일 컬러강판 업계 국내 4위인 아주스틸의 지분 59.7%를 1194억원에 인수했다.

동국씨엠이 개발한 럭스틸(Luxteel) 등 프리미엄 컬러강판은 유럽, 인도에서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 동국씨엠은 아주스틸을 인수하며 컬러강판 분야 세계 1위(생산량 기준)에 올라섰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동국씨엠은 지난해 우리나라 컬러강판 수출액의 40%를 차지했다.

동국제강은 현재 내수에 치중하고 있으나 '특별수출본부'를 신설하며 철강 수출 확대와 글로벌 통상 리스크 대응에 나섰다. 올해 3월에는 내수 의존도가 높은 제강 부문의 수출 비중을 올리고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 시장의 보호무역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 영업 본부를 조직했다. 

동국제강 역시 현대제철의 단조(금속을 두드려 일정한 모양으로 만드는 것) 자회사인 현대 아이에프씨(IFC) 인수를 검토 중이다. 동국제강은 건설에 쓰이는 봉형강 제품이 주력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현대IFC를 인수 시 조선업 호황과 맞물려 사업 다각화를 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철강 본원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현대IFC에 대한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전했다.

김상재 공장장이 동국제강 신사업 출발 기념식에서 이강덕 포항시장과 김상재 공장장이 신제품에 싸인을 하는 모습/ 사진=동국제강 
김상재 공장장이 동국제강 신사업 출발 기념식에서 이강덕 포항시장과 김상재 공장장이 신제품에 싸인을 하는 모습/ 사진=동국제강 

◆ 동국제강 철강 사이클 침체 우려...고부가 제품 생산 '신성장 동력 '확보

동국제강은 건설 침체와 무역 규제 등으로 철강 산업 불황이 지속되며 고부가 신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대량생산 위주 봉형강 시장에서 신소재를 개발하고, 맞춤형 상품을 만들어내는 등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동국제강은 지난 10일부터 과거 사업재편을 거쳤던 포항 2후판 공장 부지에서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보강근(GFRP·Glass fiber reinforced polymer) 브랜드 디케이 그린바(DK Green Bar) 제품 초도출하, 대형 용접형강(Built-up Beam) 브랜드 디-메가빔(D-Mega Beam) 제품 초도 생산에 돌입했다.

디케이 그린바(DK Green Bar)는 코일·내진·극저온철근을 잇는 동국제강 특수 철근 신제품이다. 유리섬유를 고분자 수지로 강화했다. 기존 철근 대비 부식이 없고 강도가 높다. 가볍고 전기가 통하지 않고 탄소배출이 적은 친환경 제품이다.

제설제(염화칼슘)에 부식되지 않아 도로나 교량에 쓰이며, 전기신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어 철도 궤도 공사에 활용된다.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콘크리트 구조설계기준 일부 개정으로 GFRP 관련 설계 기준이 마련돼 시장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메가빔(D-Mega Beam)은 이탈리아 코림펙스(Corimpex)사의 최신 용접 설비를 도입해 후판을 형강 모형으로 접합한다. 디-메가빔을 통해 동국제강은 H형강 기준 최소 150mm X 300mm 규격에서 최대 3000mm X 1250mm 규격까지 구현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이 이를 통해 대형 건축 현장 수주 대응력이 높아짐에 따라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철강은 업황 주기가 있는 사이클 산업이기에 제품 차별화가 필요하다"며 "DK그린바와 DK메가빔은 제품 차별화 차원에서 연구개발을 거쳐 개발한 제품으로 향후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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